롯데의 4강 복귀, 두 명의 외국인선수에게 달려있다. 투수 쉐인 유먼과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 두 선수가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롯데의 4강 운명이 결정된다.
롯데는 전반기를 40승38패1무 승률 5할1푼3리로 장식하며 4위로 마쳤다. 5위 두산에는 3경기차로 앞서며 4강의 마지막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5위 두산부터 6위 KIA가 3.5경기, 7위 LG가 5.5경기로 아직 추격권에 있어 결코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3위 NC에는 6경기로 뒤진 롯데로서는 4위 지키기가 지상과제다.
후반기 롯데가 4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투타에서 핵심 선수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유먼이 자리를 잡아야 하고, 타선에서는 중심타자 히메네스가 초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두 선수가 6~7월처럼 헤맨다면 롯데의 4강 지키기도 만만치 않다.

롯데의 가장 큰 고민은 가장 큰 강점이라던 선발진에 있어 아이러니를 연출하고 있다. 전반기 선발 평균자책점이 4.80으로 3위였지만, 7월에는 6.00으로 크게 치솟아 9개팀 중 6위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 롯데 선발진의 최대 불안 요소가 바로 유먼이었다.
유먼은 올해 16경기 9승4패르 기록하며 3년 연속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5.17로 높다. 6월 이후 7경기에서는 2승3패 평균자책점 7.12로 더 부진하다. 5점 이상 대량 실점 허용이 4경기나 된다. 무릎 수술 이후 구속 저하 현상이 뚜렷하다. 직구 구속이 140km대 초반으로 감소되며 단조로운 투구 패턴이 약점으로 드러났다.
구속 저하 탓에 주무기 체인지업의 효용성도 떨어졌다. 9이닝당 탈삼진이 2012년 7.1개, 2013년 6.6개에서 올해 4.9개로 하락하고 있다. 유먼이 자리를 잡아주지 못할 경우 롯데 선발진은 곤경에 처할 수 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이 분투하고 있지만, 장원준·송승준 등 기존의 토종 선발들도 다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수 쪽에서는 히메네스가 관건이다. 히메네스는 65경기 타율 3할3푼3리 75안타 14홈런 54타점으로 시즌 전체 성적을 놓고 보면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부진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에 고민을 안긴다. 장기화된 부진으로 같은 포지션의 최준석·박종윤과 운용의 효율성 극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히메네스는 최근 20경기에서 타율 2할5푼5리 1홈런 6타점에 그치고 있다. 폭발적인 장타력과 찬스에서 해결사 능력이 사라진 것이다. 급기야 아픈 곳도 없는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고는 한다. 최준석과 박종윤의 타격감이 좋아 히메네스가 없어도 어느 정도 운용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외국인 슬롯 낭비가 된다.
결국 히메네스가 살아나야 라인업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히메네스가 지금 이대로 부진하다면 롯데는 차라리 외국인 외야수를 데려오는 게 낫다. 그러나 시즌 중 적응기간이 필요한 외국인 타자를 새로 영입하는 건 모험수라는 점에서 히메네스의 분발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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