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원정 2연전을 마치고 홈으로 돌아온 지난 11일 MLB.COM에서 다저스를 담당하고 있는 켄 거닉(KEN GURNICK)자와의 대화. 거닉 기자는 25시즌 째 다저스를 담당하고 있다.
-(9일 등판했던)류현진 볼은 어땠나?
▲뭐 너도 알다시피 보통 때와는 많이 달랐지.

-현장에서 본 느낌도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네.
▲제구도 좋지 않았지만 특히 볼 스피드가 좋지 않았어. 류현진은 92~94 마일이 나와줘야 상대가 치기 어려운 선수야. 그 보다 직구 스피드가 떨어지면 볼 끝도 좋지 않은 날이야. 쉽게 칠 수 있다는 의미지. 그런데 그 날은 89마일짜리도 있었고 초반에 대부분 91마일을 넘지 않았어.
-나도 평소와 달리 1회부터 직구 대신 변화구를 많이 던져서 느낌이 좋지 않았어. 몸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던데.
▲나도 제일 궁금한 게 그거였어. 하지만 본인은 아프거나 그렇지 않다는 거 아냐. 그래서 더욱 더 이상한 거야. 왜 그날 초반 볼 스피드가 좋지 않았는지.
-사실 류현진은 우리가 등판하기 전에 컨디션을 예상하기 어려운 선수잖아. 시즌 중에는 메이저리그의 다른 선수들과 완전히 다른 루틴을 갖고 있고.
▲맞아. 나도 시즌 중 불펜에 들어가지 않고 그라운드 피칭에서도 하드 볼을 던지지 않는 선발 투수는 처음 봐. 보통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예측할 수도 있는데.
마침 외야에서 스트레칭을 마친 류현진이 근처를 지나갔다. “별일 없는 거죠?”하는 질문에 “별 일이 있을 리 있겠습니까. 괜찮습니다”라고 웃음 띈 얼굴로 대답했다.
이 말들 들은 거닉 기자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정말 독특한 선수야(He is very special guy).”
사흘 뒤인 14일. 류현진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홈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1회 던진 4개의 직구 스피드는 92마일이 한 번, 나머지 3번은 93마일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삼진 10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 시즌 10승째를 따냈다. (이 경기를 본 느낌에 대해선 거닉 기자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후반기 목표를 이렇게 말했다. “전반기에는 볼 스피드가 변화하는(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후반기에는 꾸준한 볼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과연 자신의 목표대로 할 수 있을지. 첫 번째 시험무대가 22일(오전8시 5분 경기시작)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이다. 5월 31일 홈에서 만나 6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으면서도 2실점으로 잘 던져 시즌 6승 째를 따낸 기억이 있다. 이 때는 초반 구속이 91마일을 넘기지 못했음에도(그래서 10안타나 허용하는 원인이 됐음에도) 위기를 잘 넘겨 승리를 낚아챌 수 있었다. 아울러 피츠버그 간판 타자 앤드류 매커친을 3타수 무안타로 봉쇄하는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자신의 목표대로 샌디에이고전에서 보였던 볼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으면 기분 좋은 후반기 출발을 할 수 있다. 다저스 타선이 잘 치고 못치고를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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