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논란? 진해수가 생각하는 딱 한 가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22 12: 43

“내가 제일 잘못하고 있다”
몸 상태에 대한 질문에 진해수는 “괜찮다”고 웃었다. 혹사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아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알고 있다”라고 다시 미소 지었다. 재차 “괜찮으냐”라는 질문을 던지자 진해수는 가슴 속에 묻어둔 자책을 털어놨다. “내가 제일 잘못하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처럼 진해수의 머릿속에는 남들이 다 생각하는 ‘혹사’라는 단어가 없다. 오직 잘 던지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다.
SK 중간계투진의 핵심 왼손 요원인 진해수는 전반기 3패9홀드 평균자책점 7.46의 성적을 냈다. 사실 평균자책점을 생각하면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도 진해수를 탓하는 이는 없다. 이미 여러 차례 나온 진부한 표현이지만 더 이상 표현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 정도로 많은 경기에 나갔다. 무려 50경기다. SK의 전반기 경기수는 83경기였다. 비율로 따지면 60%가 넘는다. 단연 리그 최다 출전이다.

팀 사정이 어려웠다. 왼손 요원이 없는 상황에서 진해수의 호출 빈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불펜이 약하다보니 원포인트로 쓰기도 어려웠다. 이기고 있는 경기는 물론, 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추격하는 경기가 많다 보니 벤치가 진해수 카드를 뽑아 쓰는 일이 잦아졌다. 아무래도 관리가 잘 되는 상황보다는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떨어지는 성적도 이와 연관지어볼 수 있다.
그러나 진해수의 생각은 달랐다. 진해수는 여전히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라고 강조한다. 대신 “올라가서 못 던지는 것이 문제다”라고 자책했다. 이어 진해수는 “투구 매커니즘 자체는 작년보다 좋다. 나갈 상황을 어느 정도 잘 아니까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준비하는 데도 그다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 결정구가 많이 맞았다”라며 진지하게 전반기 문제점을 짚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진해수는 “상황이 아무래도 빡빡하다보니 가장 자신감 있는 공,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공으로 상대했다. 그러다보니 타자들이 노리고 들어오는 것 같다. 유인구에도 잘 속지 않더라”라면서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오직 잘 던지는 것만을 생각하는 진해수다.
진해수의 이런 과제 풀기는 SK 후반기 성적에 직접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대반격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SK는 마운드 재정비가 최대 관건이다. 로스 울프가 박희수의 공백이 생긴 마무리 자리로 이동할 예정인 가운데 선발과 불펜 모두가 힘을 내야 희박한 경우의 수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그리고 진해수는 여전히 가장 믿을 만한 왼손 요원이다. 힘든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잘 던져야 한다”라는 끊임없는 자기주문으로 무장해 있는 진해수가 힘을 낼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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