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최악의 빈타는 없었다. 최근 집단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져 있었던 LA 다저스 타선이 초반 넉넉한 점수를 내며 류현진(27, LA 다저스)의 시즌 11승을 지원했다. 초반 점수가 결정적이었다.
LA 다저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류현진의 호투와 비교적 활발한 모습을 보인 타선의 초반 점수 지원을 묶어 5-2로 이겼다. 21일 세인트루이스전 승리 이후 후반기 들어 첫 연승을 거두며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와의 치열한 선두 다툼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저스의 최대 관건은 타선이었다. 최근 극심한 침체를 보였기 때문이다. 6월까지는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7월 들어 주축 타자들의 감이 바닥을 기었다. 이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운드가 강한 것을 고려해도 다저스의 3경기 득점 총합은 8점에 그쳤다. 좀 더 확장해보면 최근 8경기에서 총 득점이 16점이었다. 경기당 2점. 마운드가 힘을 내지 못한다면 좀처럼 이기기 어려운 흐름이었다.

여기에 이번 경기에는 야시엘 푸이그와 핸리 라미레스라는 핵심 타자들까지 빠져 라인업을 짜는 것조차 어려웠다. 몸에 맞는 공 여파 때문이었다. 푸이그는 20일 경기에서, 라미레스는 21일 경기에서 연거푸 위험한 부위에 공을 맞으며 고전했다. 결국 이날 경기에는 모두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특히 푸이그의 이탈 공백은 커 보였다. 상대 선발도 비교적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에딘손 볼케스였다.
걱정을 했지만 류현진으로서는 어느 정도 든든한 득점 지원을 받은 한 판이었다. 다저스 타선은 1·2회 주자를 내보내고도 불러들이지 못해 다시금 답답한 양상을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3회 선취점을 성공했다. 선두 고든이 안타로 출루했고 1사 후 곤살레스가 볼넷을 고르며 1사 1,2루를 만들었다. 해결사는 7월 들어 트레이드설까지 나돌았던 켐프였다. 볼케스의 공을 정확하게 받아쳐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쳐냈다. 다저스는 이어진 1사 2,3루에서 이디어의 땅볼 때 1점을 더 추가하며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냈다.
4회에는 선두 유리베와 후속타자 엘리스가 안타를 치며 1,3루를 만들었고 류현진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고든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으나 터너의 3루수 강습 타구가 맞고 튕겨 외야로 흐르는 다소간의 행운까지 따르며 2점을 추가했다. 이어 다저스는 곤살레스의 중전 적시타로 5-0을 만들었다. 기회 때 차곡차곡 점수를 냈다. 최근 보기 힘들었던 타선의 응집력이었다.
5회 이후에는 점수를 내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런 다저스의 ‘초반 러시’는 매우 중요했다. 선발 투수인 류현진의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선발 투수로서는 빡빡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보다는 리드를 업고 던지는 것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푸이그와 라미레스 없이도 12안타를 치며 힘을 낸 다저스로서는 향후 전망도 밝히는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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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C 파크(피츠버그 미국 펜실베니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