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핫스팟] '명량', 감동은 크다..하지만 한방은 없다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7.22 14: 53

영화 '명량'이 그 베일을 벗었다. 제작 단계부터 쏟아졌던 관심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뚜껑을 연 '명량'은 이순신 장군의 승리라는 감동적인 스토리에도 불구, 보는 이들을 울리게 만드는 한 끝의 힘이 부족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명량'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명량'은 1597년 이순신 장군이 명량에서 단 12척으로 330척의 왜선을 무찌른 명량해전을 다룬 작품. 영화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나 '충무로 흥행보증수표' 최민식의 이순신 연기를 비롯해 100억 원이 넘는 대작이라는 점에서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명량'은 이순신의 드라마가 전체적인 극의 발목을 잡는 형국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명량'의 구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전반부는 리더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이순신의 고뇌가 담겨 있으며 후반부는 61분간의 해전이 그려진다. 그간 사극, 특히 전쟁을 그린 사극에서 영웅의 모습이 판타지적으로만 그려져 있다면 '명량'의 이순신은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울부짖는 인간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것이 발목을 잡았다. 전쟁에 출정하기까지 고뇌하는 이순신의 모습은 다소 지루함을 자아낸다. 전쟁을 포기하자는 주변 장수들의 애원과 전쟁의 의미를 묻는 아들 이회(권율 분), 두려움에 탈영하는 군사들 속에서 이순신은 계속 고뇌한다. 고뇌하고 또 고뇌한다. 약 1시간 가량을 이순신의 생각에 집중하다보니 극의 긴장감은 당연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다행히 후반부에 이어지는 명량해전의 모습이 보는 이들에게 다시금 집중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여기저기서 날아다니는 포탄과 왜적의 무자비한 모습, 배 위에서 펼쳐지는 백병전 등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만큼 볼거리는 화려하다.
그러나 전투 장면 마저도 뭔가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전쟁 장면에서 기대하는 '전략의 짜릿함'이 없기 때문일 것. 명량해전은 단 12척의 배로 330척이 넘는 왜선을 무찌른 전설적인 전쟁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냐에 대한 의견이 현재까지도 분분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진도의 앞바다를 이용한 이순신 장군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명량'도 이 부분을 놓치진 않는다. 하지만 부족하다. 싸움 한 장면, 한 장면에 집중하다보니 전체적인 전쟁의 그림을 그리지 못한 느낌이다. 게다가 전반부에서 이어온 이순신의 고뇌가 전쟁 속에서도 이어져 중간 중간 몰입을 깨는 장면도 등장한다. 시각적으론 볼 만한 전쟁이지만 전체적으론 아쉬움이 남는다.
때문에 왜군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만들지만 끝내 눈물이 나오게 하진 않는다. 몰입이 떨어지니 관객을 울리는 한 방의 펀치를 내지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꿋꿋이 성웅 이순신의 모습을 만들어낸 최민식과 강한 카리스마로 이순신과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왜군 용병 구루지마 역의 류승룡, 이순신에 대한 애증을 지니고 있는 왜군 장수 와키자카(조진웅 분) 등 배우들의 열연은 주목할 만하다.
한편 '명량'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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