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유혹'이 그렇고 그런 불륜이 아닌 남다른 불륜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남다름에는 최지우, 권상우가 있었다.
최지우, 권상우는 '유혹'에서 서로에게 유혹당하는 차석훈, 유세영 역으로 열연 중이다. 두 사람은 미묘한 감정은 차곡차곡 눈에 보이지 않는 먼지가 쌓이듯 서로의 마음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4회분에서도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위험한 기류는 계속됐다. 홍콩에서의 날들을 뒤로 한 채 귀국한 석훈, 세영이었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마음은 어찌할 수 없었다. 세영은 사업을 이유로 석훈을 마주했고, 석훈은 그런 세영을 멀리했지만 결국 세영의 위기 상황에 나서서 그를 도왔다. 석훈이 세영을 도우던 그 때, 석훈과 선약을 했던 아내 나홍주(박하선 분)는 홀로 병원 불임센터에서 그를 기다렸다.

이처럼 '유혹'은 불과 2주의, 4회의 방송 만에 석훈, 세영의 감정 흐름을 이만큼이나 이끌어왔다. 빠른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유혹'의 스피디한 이야기 전개는 눈과 귀를 모으기 충분했다. 그러나 걸림돌은 있다. 이야기가 빨리 흘러가는 만큼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다는 것. 그러나 '유혹'은 시청자를 설득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최지우, 권상우를 통해서.
극 중 세영과 석훈은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감정의 변화를 겪고 있다. 우발적으로 일어난 홍콩에서의 사건을 계기로 이들은 알 수 없는 끌림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그 끌림을 거부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말려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가랑비 옷 젖듯, 그러나 스피디하게 흘러가는 세영, 석훈의 감정은 분명 표현하기 힘든 것들이다. 그럼에도 최지우, 권상우는 자연스레 이를 따라가고 있다. 단순히 두 연기자의 발성이나 발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이들이 얼마나 '유혹' 속 세영, 석훈에 젖어들어가는지가 관건이다. 결과적으로 최지우, 권상우는 시청자의 몰입을 도울만큼 '유혹'에 빠져들었다.
또한 이들의 케미도 무시할 수 없다. 최지우, 권상우가 한 화면에 잡히기만 해도 '유혹' 특유의 위험한 분위기가 그려지기 때문. 두 사람의 케미는 단순한 불륜극으로 그칠 수도 있었던 '유혹'이 시청자를 유혹할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다.
사실 '유혹'을 향해 일부 네티즌은 "올드하다"는 평을 내리고 있다. 스토리 전개나 드라마의 외양이 새롭지는 않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혹'이 시청률 상승세를 탄 이유는 있다. 최지우, 권상우도 그러한 상승세에 큰 몫을 해내고 있는 것 또한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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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