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예능, 지루해도 참고 봐라? 의미없는 시간확대 경쟁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23 08: 12

[OSEN=표재민의 꿀잼노잼] 지상파 3사의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의 시간 확대 경쟁이 도무지 끝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청률 싸움이 치열해지면서 1분이라도 먼저 방송해 시청률 1위 ‘타이틀’을 가져가기 위한 의미 없는 경쟁이 지속되는 중이다. 동시에 예능 콘텐츠 질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문제화 됐던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 시간 확대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3주 연속(닐슨코리아 기준) KBS 2TV ‘해피선데이’에 시청률 1위 자리를 뺏긴 MBC ‘일밤’이 오는 27일 방송은 오후 4시에 시작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는 지난 20일 방송보다 10분 빠른 시간이자, 10분 늘어난 확대 편성이다.
일찍 시작해 동시간대 끝내 시청률을 타 방송사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MBC 편성의 배수의 진이다. ‘일밤’은 이 같은 확대 편성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밤' 관계자는 OSEN에 “시간을 앞당긴 것은 지난주 KBS가 변칙 편성을 했기 때문”이라면서 “지상파 3사가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KBS가 앞당겨 방송하면 우리도 같이 시간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KBS는 지난 해 말부터 ‘해피선데이’의 방송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며 타 방송사의 심기를 건드렸다. 시간대를 앞당길 때마다 시청률이 오른 재미를 본 KBS를 지켜본 MBC와 SBS 역시 함께 방송 시간을 쭉쭉 늘렸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이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해피선데이’는 이 같은 시간 확대 경쟁에 불을 지핀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지만 여전히 “방송 시간 확대는 방송사 편성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해피선데이’의 한 관계자는 “개의치 않는다. 각자 할 일을 하는 것 뿐”이라고 3사가 공동으로 시간 확대 편성 자제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KBS 역시 시간 확대 경쟁의 주범으로 몰린 것이 억울해 하고 있다. ‘일요일이 좋다’가 이 같은 문제가 공론화되기 전인 지난 해 초 ‘런닝맨’과 ‘K팝스타’로 모두 시청률 상승세를 탈 때 변칙 편성을 먼저 했다는 것.
방송 시간 확대 경쟁은 시청률이 지상파 3사의 수익인 광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도무지 타협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과 5월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 시간 확대 경쟁이 문제가 되면서 3사가 시간대 합의가 필요하다는 방송가의 목소리가 컸지만 3사의 이해관계가 달라 무산된 바 있다.
방송 시간이 엿가락 늘어나듯 늘어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비록 두 코너로 구성돼 있다고 해도 하나의 예능 방송 시간이 3시간 30분을 넘기면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하나의 코너당 100분이 넘는 방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압축된 재미가 사라진지 오래다. 프로그램들이 하나 같이 지루한 요소를 빼지 못하고 있고, 제작 여건도 악화돼 프로그램들의 수명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좋아하는 스타가 출연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가 높은 시청자들에게도 이 같은 마라톤 같은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방송 시간이 늘어나면 반색하는 시청자들이 많았지만, 100분이라는 방송 시간은 아무리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집중하고 보기 어렵다는 것. 지상파 3사의 의미 없는 출혈 경쟁을 언제까지 시청자들이 참고 지켜봐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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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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