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 가장 믿을만한 사람. 이날은 정윤종이었다. 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침착하고 여유로운 경기력으로 '에이스'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윤종은 22일 서울 서초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4시즌' PO 3차전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를 거둬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날 정윤종의 경기는 어느 때보다 침착했다. 포스트 시즌에 유독 약하다는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중요한 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통합시즌 승리의 목마름을 한 번에 해갈했다

먼저 3차전 4세트에 출전한 정윤종은 정우용의 메카닉을 우주모함으로 누르며 경기를 3-1로 주도했다.
단판으로 결승 진출을 가리는 에이스 결정전에도 정윤종의 여유는 돋보였다. 특히, 상대전적에서 크게 뒤지는 CJ엔투스 김준호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정윤종은 초반 모선핵으로 김준호의 진영을 탐색하다 잡히면서 위기를 맞는듯 했지만, 정준호가 로봇공학시설을 취소한 것을 확인하고 발빠른 공격에 들어갔다. 정윤종은 암흑기사로 앞마당을 차지한 뒤, 점멸 추적자를 통해 경기를 끝냈다.
당시 모선핵이 죽은 것에 대해서는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들어갔다"머 "상대가 로봇공학 대신 병력만 뽑을 것이라고 여기고 과감하게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에이스 결정전 진출이 결정됐을 때 정윤종은 "신인 때는 많이 떨렸다. 전승했으니까 이번 판 져도 욕 안먹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했다. 중압감을 이기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김준호와 상대 전적에서는 뒤질지 몰라도 위기의 순간에서는 정윤종의 노련함이 한 수 위였던듯 싶다.
사실, 정윤종의 활약은 지난 1차전부터 돋보였다. 1-3으로 1차전 패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변영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경기를 에이스 결정전까지 끌고가는 힘을 보여줬다. 2차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신동원을 상대로 히드라리스크와 저글링까지 막아내는 수비를 보여주며, 2차전 승리를 확정짓기도 했다.
정윤종은 통합리그에서 4전 전승을 기록하며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약하다'는 세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에 대해 그는 "개인적으로 징크스는 내가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스스로 징크스라고 여기지 않았고, 이번 포스트시즌에 보여주겠다는 각오였다"고 설명했다.
"큰 무대가 도리어 부담감이 없다. 더 자신있다"는 정윤종. 결승전에서도 에이스로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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