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소영 인턴기자] 케이블 채널 드라마다운 패기가 돋보였다. 경남 진주 ‘운석 사건’ 패러디, 애완염소와 사랑에 빠진 캐릭터, 경운기로 ‘탑기어’ 패러디 등은 케이블 드라마 ‘황금거탑’의 독보적인 실험성을 증명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tvN 드라마 ‘황금거탑’ 1화 ‘별에서 온 그놈’에서는 고달픈 사회생활에 시달리던 용주(이용주 분)가 영농대출이라는 흑심을 감추고 거탑마을로 귀농하며 독특한 마을 사람들과 대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용주가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것은 ‘운석’에 정신이 팔린 마을 사람들이었다. 밭에서 삽질을 하던 종훈(최종훈 분)이 수상한 돌덩이를 발견해 이를 두고 마을 사람들이 ‘운석이다 아니다’로 논쟁을 벌이고 있던 것이었다. 이는 실제로 최근 경남 진주의 농촌 마을에서 운석이 떨어져 한바탕 소동이 일었던 것을 패러디한 것으로, 서로 운석을 갖겠다며 운석을 찾아 삼매경인 모습이 묘하게 현실을 꼬집는 듯한 내용으로 보는 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개성강한 캐릭터들 또한 ‘황금거탑’의 강한 실험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고시 공부 후 귀농한 학구파 농업인 호창(김호창 분)은 애완 염소를 사랑하는 ‘4차원 캐릭터’로 시선을 끌었다. 그는 애완염소에게 ‘클라우디아’라는 애칭을 붙일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운석을 훔쳐갔다고 의심하며 찾아온 종훈에게 “무슨 일이시냐. 저는 클라우디아와 함께 백일 기념 여행을 가려던 참인데”라고 말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했다. 의심을 멈추지 않은 종훈이 호창의 캐리어를 뒤지며 운석을 찾으려고 하지만, 그 안에는 애완염소의 옷과 장미꽃만이 담겨있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애완염소와의 러브스토리인 것이다.
이어서 농기계 버라이어티쇼 ‘김재우의 농Gear“가 방송되며 실험성의 끝을 보여줬다. ‘김재우의 농Gear’는 경운기를 마치 ‘차’처럼 얘기하며 성능을 소개하는 코너이다. 김재우는 “오늘 소개해드릴 주인공은 자연의 본질에 매우 충실한 녀석입니다. 대한민국 농민들에게 가족 같은 기계 바로 경운기입니다”라며 소개를 시작해 “조수석 없이 운전석만 있는 1인 탑승 시스템은 오로지 운전자를 위한 이기적일 정도로 시크한 이 녀석”이라고 덧붙이며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경운기에 대한 독특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황금거탑’은 첫 방송을 통해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실험적인 요소들을 공개하며 신개념 농업 드라마의 포문을 열었다. ‘황금거탑’이 한 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뿌려놓은 실험성 강한 ‘떡밥’ 회수 성공 여부는 ‘무리수’와 ‘신선함’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잘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황금거탑’이 성공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일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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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황금거탑‘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