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색없는 연기자로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이광수가 이번엔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로 변신했다. 예능으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는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그에게 독특한 장애가 있는 인물은 도전이라면 도전이랄 수 있는 선택. 이광수는 실감나는 연기로 예능의 이미지를 벗고 드라마 속에 자연스럽게 안착했다.
지난 23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에서는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박수광(이광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박수광은 지해수(공효진 분), 조동민(성동일 분)과 함께 사는 홈메이트로 시련의 상처를 겪은 후 장재열(조인성 분)의 소설로 마음을 푸는 로맨티스트다.
박수광은 겉으로 보면 멀쩡해 보였지만, 당황스러운 순간에 자신이 가진 병세가 드러나며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아내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조동민(성동일 분)의 방문을 열었다. 놀란 그는 갑자기 얼굴 근육을 일그러뜨리고 독특한 소리를 내고 욕을 하며 강한 틱 장애의 일종인 투렛 증후군 증세를 보였다. 이광수는 얼굴의 모든 근육을 사용해 이 투렛 증후군을 실감나게 표현해 보였고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드라마의 시작에 앞서 제작진은 “극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작게 든 크게 든 마음의 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서 가장 따뜻한 이야기를 하는 역설을 얘기하고 싶다. 정신과가 마음의 감기가 걸리면 누구라도 한번쯤 갈 수 있는 곳이구나, '너'와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조금 특별 했구나라는 것을 우리 드라마를 통해 전달하고 싶다”라고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설명한 바 있다.
이광수가 그리는 박수광은 두 주인공과 함께 그런 기획 의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투렛 증후군을 갖고 있음에도 여자친구를 사귀고, 시련을 당하고, 클럽에 가서 춤을 추며 노는 평범한 20대다. 그리고 이런 인물을 택한 이광수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사실 연기자 이광수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은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다. 예능 프로그램처럼 자신을 편안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 연기를 해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진지해 보이지 않을 수 있는 예능 이미지는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광수가 맡은 박수광이라는 캐릭터는 역할 자체가 가진 강렬한 특징으로 인해 예능인 이광수를 잊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물론 연기자의 안정적인 연기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얘기다.
결국 쉽지 않은 선택을 한 이광수의 도전은 제대로된 '한 수'였다. 예능인 이미지를 조금씩 벗고 진지한 배우로서의 면모를 대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 그가 앞으로 순수한 남자 박수광으로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 지 기대감을 낳는다.
한편 '괜찮아 사랑이야'는 완벽한 외모를 가진 로맨틱한 추리소설작가 장재열(조인성)과 겉으로는 시크하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정신과 의사 지해수(공효진)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다룬 작품. 작은 외상에는 병적으로 집착하며 호들갑을 떨지만 마음의 병은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 본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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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