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선방’ 권순태, ‘K리그 나바스’가 여기 있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7.24 07: 10

K리그의 나바스가 여기 있었네?
권순태(30, 전북)가 ‘미친 선방’으로 팀을 살렸다. 전북 현대는 23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치러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7라운드에서 홈팀 울산 현대와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전북(9승5무3패, 승점 32점)은 리그 2위를 유지했다.
이날 이동국과 김신욱의 공격수 대결이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들을 막아낸 양 팀 수문장 김승규와 권순태가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마치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보는 듯한 신기에 가까운 선방들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전반 24분 우측면을 완벽하게 뚫은 정동호는 쇄도하는 김신욱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찔렀다. 그대로 발을 갖다댄 김신욱은 골을 확신했다. 하지만 슈팅은 권순태의 발에 걸리고 말았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권순태의 동물적 반사신경이 돋보였다.
후반 28분 비슷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카사의 슈팅이 터졌다. 도저히 킥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찰나였다. 이때도 권순태의 거미손 본능이 발휘됐다. 자신했던 슈팅이 권순태의 펀칭에 막히자 카사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추가시간 고창현이 날린 대포알 슈팅도 권순태의 기가 막힌 선방에 막혔다.
이날 권순태는 코스타리카 월드컵 8강의 주역 케일러 나바스로 빙의된 모습이었다. 두 선수는 184cm로 골키퍼로서 크지 않은 신장에 동물적 감각이 똑 닮았다. 권순태의 방어력은 숫자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권순태는 K리그 클래식 15경기 8실점으로 경기당 0.53골만 허용하고 있다. 10경기 이상 뛴 골키퍼 중 최소 실점이다. 무실점 경기도 전체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오늘 권순태 선수의 선방이 패배를 막았다. 어려운 경기에서 골키퍼가 자기 역할 이상을 하면 팀에 큰 힘이 된다”면서 이례적으로 권순태를 크게 칭찬했다. 권순태가 골문 앞에 서는 한 전북은 은퇴한 '레전드' 최은성(43)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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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태 /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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