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지 않는 팀' 서울, 그들의 질주가 무서운 이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7.24 07: 07

FC서울이 좀처럼 지는 법을 모른다. 최근 경기만 놓고 보면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져 허우적대던 그 팀이 맞나 싶을 정도다. 하위권으로 추락해 명가의 자존심에 상처만 남겼던 서울이 하반기 본격적인 경쟁의 날개를 펴고 있다.
서울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7라운드 상주와 경기서 몰리나와 에스쿠데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최근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를 이어가며 5승 6무 6패(승점 21)로 8위 상주(3승 8무 6패, 승점 17)와 승점차를 벌렸다. 또한 지난 4월 9일 상주 홈에서 당한 1-2 패배를 설욕했다.
시즌 초반 연패와 무승의 늪에서 허덕이며 리그 11위까지 추락, 2012 K리그 우승팀이자 2013 ACL 준우승팀의 자존심이 여지없이 무너진 서울의 상승곡선은 무서울 정도다. 월드컵 휴식기 전 성남과 경기서 1-0 승리를 거둔 후, 7월 5일 재개한 K리그 클래식 하반기에서 서울은 무패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이날 상주전 승리로 최근 6경기 3승 3무. FA컵에서도 드라마를 쓰며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도 8강에 안착해 포항과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현재 K리그 클래식 팀 중 3개 대회에서 모두 살아남은 팀은 서울뿐이다.
서울은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최용수 감독은 짧지만 굵은 한 마디로 그 비결을 내비쳤다. "선수들이 힘든 시기에 이기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다. 쉽게 지지 않는 팀으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무서운 말이다. 힘들게 이기고 쉽게 지는 것보다, 쉽게 지지 않으면서 승점을 쌓아가는 모습 속에는 끈기와 집중력 그리고 잘 벼려진 선수들의 독기가 담겨있다.
데얀과 하대성을 내보내고 아디의 은퇴로 팀에 큰 변화가 온 상황에서 팀을 추스리는데 전력을 다했던 최 감독의 노력이 빛을 보고 있는 셈이다. 흔히 강팀의 조건으로 꼽는 것이 '연패가 없어야한다'는 것이다. 패하더라도 금세 털어내고 다음 경기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능력, 자신들이 강팀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 강한 정신력과 자신감. 최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팀에 불어넣고자 했던 것들이 최근 서울의 경기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스스로를 일컬어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최 감독의 여유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패배를 모르는 후반기 서울의 질주, 그들의 무패가도가 무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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