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AG 엔트리, 신경 안 쓰이면 거짓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25 10: 40

"상수가 좀 쳐줘야 할텐데…".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 24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유격수 김상수(24)를 바라보며 근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류 감독은 "상수가 좀 쳐줘야 할텐데 요즘 잘 맞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표가 다가와서 그런가"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2차 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린 김상수는 유력한 최종 엔트리 발탁 후보다.
류 감독의 걱정대로 김상수는 올스타 휴식기를 전후로 갑작스럽게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특유의 수비력은 견고했지만 7월초까지 뜨겁게 달아올라던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13일 대구 SK전부터 23일 사직 롯데전까지 5경기 연속 무안타.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발탁을 앞둔 시점에서 찾아온 타격 부진이라 더욱 예민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24일 롯데전에서 김상수는 모처럼 맹타를 휘두르며 존재감을 알렸다. 5회 좌전 안타로 무안타 침묵을 깬 김상수는 7회에도 좌전 안타를 터뜨린 뒤 9회에는 좌측에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하위타선의 뇌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부진 탈출의 계리를 마련했다.  
경기 후 김상수는 "부진이 오래 갔다. 21타수 연속 무안타였다"며 "타격감이 너무 안 좋아 자신감이 떨어졌다. 계속 안 맞다 보니 나도 모르게 소극적으로 변했다. 김한수 타격코치님께서 이럴수록 더 편안하게 치라고 하셨다. 오늘을 계기로 좋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김상수의 마음을 무겁게 한 것은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탁 여부였다. 특히 내야 쪽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런저런 논란도 많이 나오고 있다. 김상수도 알고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대해 신경 안 쓰이면 거짓말일 것이다.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많이 들려오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게 되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보이지 않는 심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김상수는 "나도 잘해서 좋은 성적으로 (아시안게임 대표가) 되고 싶다. 내가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며 "최종 발표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매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성적을 낸다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라고 담담하게 다짐했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28일 최종 발표된다. 이번주가 대표 후보 선수들에게는 최종 모의고사다.
류중일 감독은 "올해는 실력이 엇비슷한 선수들이 많아 고르기가 쉽지 않다. 누구를 뽑아도 문제이고, 안 뽑아도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결국 나만 죽일 놈 되는 것"이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엔트리 최종 발탁을 앞두고 부진한 선수들이 나오는 것도 그만큼 스트레스가 극심한 탓. 김상수를 비롯해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들이 중압감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에 달렸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