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답이다" 인피니트의 정공법 승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7.25 15: 42

가요계가 보다 더 자극적인 이슈를 좇고 유행에 민감해지고 있는 가운데, 보이그룹 인피니트가 '초심을 유지하는' 묵직한 정공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스케일이 큰 보이그룹의 음악은 강력한 후크와 쉬운 걸그룹 음악이나 강력한 일상성을 지닌 힙합에 비해 음원차트에서 성공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는 상태. 또 노출, 파격 변신의 폭이 좁아 티저 사진, 뮤직비디오 등이 화제를 뿌리기도 어렵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보이그룹들이 제1의 목표를 대중성 확보로 두고 있는데, 인피니트는 오히려 음반, 공연에 더 공을 들이는 정공법으로 나서고 있어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 음반에 무려 15트랙

최근 발매한 리패키지 앨범 '비 백(Be Back)'에는 총 15트랙이 실렸다. 앞서 발매된 정규2집 '시즌2'에는 완전한 신곡 13곡이 실렸다. 보통 정규앨범에는 앞서 발매했던 싱글들이 포함되게 마련인데, 인피니트는 13트랙을 모두 신곡으로만 채운 것이다.
음반은 인피니트가 가장 중시하는 부분 중 하나. 주도권이 음원차트로 넘어오고, 음반은 팬들 상대의 '서비스 상품'으로 전락한지 오래지만, 인피니트는 음반 완성도를 여전히 주요 척도로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울림엔터테인먼트 A&R팀의 한 관계자는 "보통 가수가 음반을 만들 때 데모곡들을 모아서 회사에서 앨범에 들어갈 곡들을 고른 후 음반을 녹음하는데 반해, 인피니트는 데모곡들이 일정 수준이상 마음에 들면 무조건 인피니트가 직접 녹음을 처음부터 끝가지 한 후 그것을 통해 앨범에 수록할지 말지 결정한다. 멤버들이 체력적으로 더 힘들지만,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인기 아이돌의 '이상한' 소극장행
보이그룹은 한번에 최대한 많은 팬들을 불러모아 티켓도 많이 팔고 규모도 자랑하는 블럭버스터급 공연을 선호하지만 인피니트는 거의 유일하게 소극장 공연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공연계가 활기찬 여름에 소극장 브랜드 콘서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올해는 오는 8월 7~10일, 14~16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카드 홀에서 열리는데, '당연히' 티켓은 모두 동났다. 조금 더 큰 공연장서 진행해도 매진은 걱정 없겠지만, 굳이 소극장을 고집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결정.
소극장 콘서트 5회 가량을 해야 체조경기장 1회 수익이 나는 상황에선 더 크렇다. 이에 대해 울림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사실 체조 경기장에서 하면 2회 기준 2만 4천명을 동원할 수 있지만 이번 소극장에선 한번에 2천5백명 가량을 만난다. 수익을 놓고 보면 비교 자체가 안되고, 멤버들도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팬들과 더 가까이 스킨십하기 위한 정책"이라면서 "은퇴할 때까지 2년에 한번씩은 반드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한여름에 발라드 접목..유행 아닌 클래식까지
인피니트의 '이상 행보'는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곡 '백(Back)'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 노래는 여름 발표곡 답지 않게 발라드와 접목한데다, 최근 트렌드와는 꽤 거리가 있는 오케스트라를 결합했다. 음원차트 상위권의 노래를 쭉 플레이하다보면 이 곡이 단연 튄다.
A&R팀 관계자는 "사실 이 곡은 짬짜면 같은 노래다. 짬뽕도 먹고 싶고 짜장면도 먹고 싶은 욕심을 한곡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라드로 시작해 댄스로 넘어가는 곡들은 '백' 이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바뀌기까지 1분 20초나 끌고 가는 경우는 전세계 댄스 음악에서도 매우 드문 케이스다. 하지만 남들이 안했던 거라서 더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요즘 댄스 음악이 점점 일렉트로닉해지고 있는데 가장 클래식한 악기인 바이올린과 첼로 같은 소리들을 이용해 일렉트로니카와의 결합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의 스케일도 커지고 새로운 색깔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초심을 지키면서 변화를 모색하는 건 '시즌2'를 맞은 인피니트의 중점 사항이기도 하다. 울림엔터테인먼트의 이중엽 대표는 "계절감과 맞지 않는 곡이었지만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도전을 하면서도 초기 칼군무로 돌아가는 등 인피니트의 정체성을 유지하기도 했다. 이번 시즌2가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데, 리스너들도 모르는 사이 어느 순간 변화가 돼있는 인피니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rinny@osen.co.kr
울림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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