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두산과 KIA가 나란히 외국인 투수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성공 여부에 많은 것이 걸려 있는 가운데 두 팀의 결단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과 KIA는 25일 나란히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설’이 무성했던 오른손 투수 유네스키 마야(33)를 영입했다. 마야는 이미 비자 문제까지 완벽하게 해결한 것으로 알려져 조기 투입이 점쳐지고 있다. KIA 역시 왼손 투수인 저스틴 토마스(30)를 새 외국인 투수로 낙점했다. 신체검사와 비자발급 문제를 해결한 뒤 곧바로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두산과 KIA는 갈 길이 바쁘다. 25일 현재 나란히 5·6위를 달리고 있다. 4위 롯데와는 각각 2경기, 3경기씩 차이가 난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승부수를 던질 때가 됐고 그 시작이 외국인 선수 교체였다. 전임자였던 크리스 볼스테드(두산)는 17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6.21, 데니스 홀튼(KIA)은 17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새 외국인 선수들이 이들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포스트시즌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구단의 기대는 적잖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MLB) 기록이 화려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기대할 만한 구석이 있다는 평가다. 마야는 MLB 통산 16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5.80을 기록했다. 하지만 트리플A 성적은 좋았다. 올 시즌 17경기(선발 14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2.63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최근까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공을 던져 곧바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토마스는 기본적으로 왼손의 이점을 주목할 만하다.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진다는 것이 KIA의 설명이다. 탈삼진 능력도 좋다. 지난해 니혼햄에서 활약하며 동양야구가 아주 낯설지는 않다는 것도 시즌 중간에 들어오는 ‘대체 외국인 선수’로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될 수 있다. 홀튼의 몸 상태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던 KIA는 꽤 이른 시간부터 대체 외국인 리스트를 정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뭔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희망이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 에이전트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아주 좋은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는 어렵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구단의 재정도 분명 한계가 있다”라고 짚었다. 실제 시즌 중간에 한국에 와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투수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연봉만 축 내다 몇 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간 사례가 더 많았다. 시즌 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뽑은 선수들에 비해 기본적인 기량이 후순위일 공산이 크다. 한편으로는 한국무대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결국 확실한 장점이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한국무대가 이들에게 낯선 것처럼 타자들도 이들이 낯설다. 타자를 상대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가 있다면 ‘반짝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대체 외국인 선수들에게 1~2년의 장기적인 관점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후반기에만 5할 이상의 승률을 챙겨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성공”이라고 했다. 3개월만 바짝 승리를 당겨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대박이냐, 쪽박이냐. 두 선수의 활약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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