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부터 시행 중인 심판합의판정 제도의 영향력이 극적으로 드러났다. 25일 포항구장에서 나온 심판합의판정은 경기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쳤고 두 차례 오심을 바로 잡았다.
1,2위 맞겨루기로 주목을 받은 25일 포항 NC-삼성전에서는 두 차례 심판합의판정이 나왔다. 모두 잘못된 판정이 정정됐고 모두 경기 결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류중일 삼성 감독과 김경문 NC 감독은 승부처라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곧바로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했다. 빠른 상황 판단이 주효했다.
류 감독은 1회 무사 1루에서 박기택 1루심의 나바로의 견제사에 대한 판정에 대해 곧바로 그라운드에 나와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이닝 도중이었기 때문에 규정상 30초 이내에 요청해야했고 류 감독이 빠릿빠릿하게 움직였다.

심판진은 합의판정 끝에 아웃에서 세이프로 최종 판정했다. 이후 삼성은 박해민의 안타와 도루, 후속타 등을 묶어 1회 2점을 뽑았다. 아웃 판정을 받았다 살아난 나바로가 이날 팀의 첫 번째 득점에 성공한 것. 류 감독은 심판합의판정을 적재적소에서 사용했고 삼성은 1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6회 카드를 꺼냈다. 3-6으로 뒤진 2사 1루 김종호의 내야땅볼 타구 때 박기택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하지만 세이프 상황임을 직감한 김종호와 전준호 주루코치가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냈고 김경문 감독이 재빠르게 움직여 심판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이닝이 끝나는 아웃카운트는 10초 이내에 신청해야했다.
결과는 세이프 판정. 심판진은 1회에 이어 합의판정을 통해 최초 판정을 번복했다. 공교롭게도 이어진 2사 1,2루에서 박민우가 데뷔 첫 홈런을 동점 스리런으로 장식했다. 심판합의판정 제도가 없었다면 오심은 오심대로 문제가 됐고 박민우의 홈런도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6-6으로 급변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심판합의판정은 1루심의 두 차례 오심을 바로잡는 역할을 했다. 전반기 내내 오심으로 인해 야구팬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야했던 한국야구위원회 일부 심판진도 심적 부담은 줄일 수 있게 됐다.
심판합의판정은 잘못된 부분을 바로 짚고 넘어갈 수 있는 효과를 냈다. 그동안 판정 번복이 불가능했던 상황에서는 오심이 발생해도 고칠 수 없었고 이는 야구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심판합의판정 제도가 야구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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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