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불괴' 최형우, 부상 암초에 긴 한 숨만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7.26 10: 01

"빨리 좋아져야 할텐데…". 수화기 너머 들리는 최형우(삼성)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최형우는 지난 13일 대구 SK전서 정상호의 좌중간 2루타 때 타구를 쫒다가 펜스에 부딪혀 늑골 부위를 다쳤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만큼 심한 고통을 호소했던 최형우는 정형식과 교체됐다. 그리고 최형우는 구단 지정병원으로 후송돼 X-레이와 CT 촬영 등 검진을 받았고 골절은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LG와의 잠실 2연전 내내 원정 숙소를 지켰던 최형우는 17일 오후 서주 미르 영상의학과에서 MRI 검진을 통해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다.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병원에서 특수 치료를 받았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형우는 25일 오후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빨리 좋아져야 할텐데…"라고 긴 한 숨을 내뱉은 뒤 "주변 사람들이 '원래 (갈비뼈에) 금간 게 오래 간다'고 하더라. 그래서 계속 기다려볼 생각"이라며 "29일에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좀 더 쉬어야 할 것 같다. 이 건 병원 간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약도 없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최형우는 전반기 7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285타수 97안타) 22홈런 62타점으로 4번 타자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했다. 뜻하지 않은 부상 탓에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 "후반기에 더 집중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었는데 다치는 바람에 물건너갔다".
최형우는 2008, 2011, 2013년 세 차례 전 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전 경기 출장이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팀에 반드시 필요한 선수이자 철저한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정규 시즌을 소화한 선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타이틀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연봉 고과 산정에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형우는 "전 경기 출장 기록이 무산된 게 가장 아쉽다. 그게 정말 크다. 그걸 했으면 뭔가 괜찮은 기록이 나왔을텐데"라고 아쉬워 했다.
최형우가 빠진 뒤 이승엽, 채태인, 박석민 등 중심 타자들이 번갈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 바라보는 최형우의 심정이 궁금했다. 그는 "다들 너무 잘 하니 (내가) 필요 없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몸 잘 만들어 합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만큼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는 의미.
삼성은 올 시즌 최형우를 비롯해 이승엽, 박석민, 야마이코 나바로 등 4명의 타자가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에 최형우는 "너무 좋은 것 같다. 과거 삼성의 모습과는 달리 최근 몇년간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정 선수 한 두 명을 제외하면 홈런도 많이 못 치고 타점 생산 또한 마찬가지였다. 4명의 타자가 20홈런을 달성했으니 과거 홈런 군단을 대표하는 삼성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보여주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한 팀에 30홈런 타자가 3명 나온 건 3번 있었지만, 4명은 한 번도 없었다. 올해 삼성 홈런타자 4인방이 새 기록에 도전한다. 최형우는 "최근 페이스를 보니 다들 칠 것 같다. 나도 하루 빨리 회복해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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