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2승’ 밴와트, SK 외국인 잔혹사 지울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26 12: 31

다른 동료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해서 그런 것일까. SK의 새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28)의 승수 쌓기가 가볍게 느껴진다. 밴와트가 올 시즌 내내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에 시달렸던 SK에 한가닥 위안을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밴와트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무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벌이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자로 한국 무대를 밟은 밴와트는 한국에서 치른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기록, 순조로운 발걸음을 이어갔다.
한 경기 결과일 수도 있지만 24일 경기의 투구내용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한국무대를 밟기 전 기대치보다 더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는 내부 평가가 있을 정도다. 최고 140㎞ 후반대의 빠른 공이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잘 파고들었고 체인지업과 커브도 각이 예리했다. 타격에서는 리그 상위권인 두산 타자들이 좀처럼 타이밍을 맞히지 못하고 물러서기 일쑤였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차명석 MBC SPORTS+ 해설위원은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라며 주목했다.

SK는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이다. ‘에이스’ 김광현과 채병룡을 제외하면 한 시즌을 꾸준하게 뛴 선발 투수가 없다. 레이예스는 퇴출됐고 로스 울프는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건너 뛴 기간이 꽤 길었다. 지금은 팀 내 사정상 마무리로 가 있다. 기대를 모았던 윤희상은 타구에 손가락을 맞는 불운으로 아직 복귀 시점이 미정이다. 고효준 박민호 여건욱 백인식 등 많은 5선발 요원을 테스트했지만 입맛에 딱 맞는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밴와트의 호투는 위안이자 희망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영입 전) 비디오를 볼 때와 비슷했다. 우리나라 타자들이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는 잘 받아친다. 그러나 커브와 체인지업은 조금 약한데 밴와트가 이를 잘 던진다”라면서 “공도 약한 편이 아니다. 공끝이 좋다. 두산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한 이유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산전에서 보여준 제구력만 유지할 수 있다면 기본적인 구위가 있는 만큼 좀 더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팀 내부에서도 “울프보다 구종의 다양성은 더 좋다”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앞으로 밴와트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나올 상대팀들은 변수다. 이를 이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인 가운데 밴와트가 어떤 모습을 남기느냐에 따라 팀 성적은 물론 자신의 내년 계약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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