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G차 아직 멀다” 양상문의 4강 시나리오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7.26 10: 30

“아직은 멀어 보인다.”
LG 양상문 감독은 25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4위권과 거리가 3.5경기차로 좁혀졌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LG가 후반기 첫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시작한 것에 반해, 4위 롯데가 4연패, 5위 두산과 6위 KIA는 3연패로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 주면 LG가 4위로 올라서는 일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양 감독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자신이 세운 시나리오대로 움직이고 있다. 양 감독은 지난 5월 13일 취임식에서 “승률 5할을 만들 때까지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간접적으로나마 목표를 ‘승률 5할’이라 밝힌 것이다. 실제로 양 감독은 순위를 신경 쓰기보다는 승률에 중점을 두고 시즌을 운용한다. 양 감독이 정한 4위권 진입 기준은 5할 승률 ‘-5’. 양 감독은 “5할에서 ‘-5’는 돼야 앞에 있는 팀이 불안함을 느낄 것 같다”며 LG가 현재 ‘-8’에서 3개를 더 줄여야 한다고 봤다.

상황을 넓게 보고 있는 만큼, 서두르는 모습도 전혀 없다. 양 감독은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타석에서 지친 모습이 나오자 2경기 연속으로 오지환을 선발 출장시키지 않았다. 오지환이 내야 전체에서 끼치는 영향력, 그리고 최근 내야진의 에러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오지환의 컨디션 회복에 무게를 뒀다. 중심타선 편성도 그렇다. 25일 잠실 롯데전서 팀 내 수위타자인 이진영(3할4푼1리)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이진영이 목에 담 증상이 있다고는 하나, 대타로 대기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원정 3연전 후 컨디션 조절의 의미가 더 컸다.
무엇보다 양 감독의 의중이 명확히 드러나는 것은 2군 주요 선수들의 1군 콜업 시기다. 이병규(9번) 신정락 김광삼 김용의 윤요섭 현재윤 등이 향후 1군에 올라올 가능성이 높은데 여섯 명 모두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어야 콜업된다.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중인 이병규는 앞으로 3군과 2군 실전을 거칠 예정이다. 단계별로 신중하게 몸 상태를 체크해 100%에서 올리려 한다. 양 감독이 정한 이병규의 복귀시기는 8월 중순, 이병규의 합류로 하위타선 강화를 노리고 있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가 될 수 있는 신정락과 김광삼도 마찬가지. 신정락은 지난 22일 퓨처스리그 두산과 이천구장 개막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신정락을 급히 올릴 생각은 없다. 2, 3경기 더 지켜보고 올릴 생각이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김용의 윤요섭 현재윤은 1군 콜업 조건이 있다. 주전 3루수로 낙점했던 김용의는 공수 모두에서 올라와야 하고, 윤요섭과 현재윤은 도루 저지에 문제가 없어야한다.
결국 LG의 베스트 전력은 8월 중순부터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지금은 무리해서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아닌, 하나씩 맞춰가며 도약을 준비한다. 우규민을 후반기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넣은 것도 그렇다. 지난 10일 엔트리 말소 후 허리통증을 느낀 우규민에게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기 위해서다. 감독 욕심 때문에 선수들의 부상을 자초하는 일만은 절대적으로 피하려한다.
양 감독은 “사실 야구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종목이 아닌 것 같다. 축구처럼 후반전 막판에 전원 공격에 나선다던지 하는 게 안 된다”며 “물론 투수를 조기에 바꾸고 불펜을 많이 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후유증이 있을 수도 있다. 포스트시즌이나 시즌 막바지가 아닌 이상, 하던 대로 진행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양 감독은 올 시즌 막판까지도 지금의 4위 경쟁이 유지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9월 아시안게임 이후에 포스트시즌 진출팀이 가려질 것으로 본다. 양 감독은 지난 1일 “9월 중으로는 취임식 때 이야기했던 승률 5할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LG는 25일 롯데전에서 4회초까지 1-9로 끌려갔으나 폭우로 경기가 노게임 선언되는 행운을 맛봤다. 10승 4패로 7월 성적 1위인 LG를 하늘도 돕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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