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넥센이 미래까지 내다보고 있다. 올 시즌 잠재력을 발휘한 우완 하영민(19)과 내야수 김하성(19)이 그 미래다. 실전 감각과 1군 경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몰겠다는 속내다.
하영민과 김하성은 올 시즌 넥센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얻은 신인으로 손꼽힌다. 프로라는 딱지를 단 지 아직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1군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영민은 선발로만 12경기를 비롯, 13경기에 등판해 3승5패 평균자책점 6.94의 성적을 남겼다. 김하성도 35경기에 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비록 타율(.171)은 저조했지만 고졸 신인 야수가 1군 무대에서 이 정도 출장 기록을 남긴 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좀 더 장기적인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김하성의 경우는 일단 2군으로 내렸다.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주기 위한 배려다. 1군에 있으면 아무래도 선배들에 가려 많은 경기에 나서기가 어렵다. 한창 성장할 시기에 경험까지 더해주겠다는 것이다. 하영민 경우는 장기적인 선발감으로 보고 적절한 관리를 해주겠다는 것이 염 감독의 생각이다.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끔 비닐하우스를 쳤다.

염 감독은 “김하성의 경우는 전반기가 경험의 시간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1군 경험이 있었으니 2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달았을 것”이라면서 “경기를 많이 뛰고 많은 타석을 소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지수가 25일 등록돼 당분간은 1군에서 백업 임무를 수행하게 되지만 김하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도 아니다. 염 감독은 “강정호나 서건창이 쉴 때, 김지수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 다시 불러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영민의 경우는 1군에서 체계적인 관리에 들어간다. 염 감독은 “20일 정도 쉬었다. 체력적으로는 보충이 됐을 것이다”라면서 “상대 전적이 좋았던 팀을 위주로 1주일에 한 번씩 던지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반기에는 팀 사정상 등판 일정을 지켜주지 못했지만 1주일에 한 번 던졌을 때 가장 공이 좋았다는 것이 염 감독의 판단이다.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되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시기에 올려 자신감까지 쌓게 해주겠다는 구상이다.
염 감독의 유망주 육성 프로젝트는 치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프런트 실무 경험도 가지고 있는 염 감독은 될성 부른 떡잎들을 선별해 맞춤형 계획으로 선수를 키운다. 지난해 육성에 공을 들여 올해 기량이 일취월장한 조상우가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다. 그런 염 감독이 이번에는 하영민과 김하성을 찍었다. 두 선수가 넥센의 장기적인 계획 속에서 무럭무럭 성장해 긴요한 전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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