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을 잡기 위해 이순신이 나선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감독 윤종빈 이하 '군도')가 사흘 만에 누적관객수 14만 1305명을 동원, 역대 흥행 영화들의 오프닝 스코어를 제치는 기록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그 다음주에는 '군도'의 가장 큰 라이벌로 꼽혀 왔던 '명량'이 개봉한다.
'명량'은 1597년 이순신 장군이 명량에서 단 12척으로 330척의 왜선을 무찔렀던 명량해전을 다룬 작품. 지난 23일 개봉한 '군도'와는 딱 일주일 간격을 두고 오는 30일 개봉한다. 두 영화 모두 믿고보는 배우, 감독들이 대거 나서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은 상황.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비교 대상이 되며 흥행에서는 누가 승리를 거둘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군도'는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시달리는 민중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액션이라는 장르와 남자들의 세계를 세련되게 그려내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작품이란 점 때문에 개봉 전부터 오락 영화로서의 가치를 크게 인정 받았다.

'명량' 역시 액션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이순신 장군이라는 역사 속 한 인물을 재조명하는 만큼 드라마에도 무게가 많이 실린다. 특히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은 주연 최민식의 연기에 대해 호평하고 있는 상황. 역사적 사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해의 과정을 거쳤다는 연출자 김한민 감독은 군사를 이끄는 장군으로서의 용맹함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인 면모와 내면의 심리가 담긴 새로운 이순신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알린 바 있다.
더불어 해상 전투극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 '명량'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의 해상 전투극을 위해 전라도 광양에 초대형 해전 세트를 제작하고 조선군과 왜군의 배를 만들어 실제 바다에 띄우는 등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감행한 바 있다. 조선과 왜군의 거대한 배들이 맞부딪히는 규모감 있는 해전으로 보다 무게감을 안긴다.
연출자 김한민 감독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전작 '최종병기 활'에서 국내 최초 ‘활’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활용, 새로운 액션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청나라 포로로 붙잡혀 간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거침없이 적진을 향하는 신궁 ‘남이’의 드라마와 대한민국 최초로 시도된 활 액션이 전하는 짜릿한 쾌감이 맞물려 747만여명을 극장으로 이끈 바 있다. 때문에 병자호란에 이어 명량대첩을 소재로 택한 김 감독이 보여줄 전투극과 드라마의 조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실제 인물 이순신을 소재로 한 '명량'이 하정우-강동원 콤비의 조화로 인기를 끌고 있는 '군도'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볼거리 많은 7-8월 극장가의 흥행 전쟁에 관객들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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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도', '명량'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