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날려서가 아니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국 기후가 바뀌고 있는 만큼 이제는 우천에 대비한 각 구장의 인력 재배치와 매뉴얼 정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넥센은 후반기 첫 경기였던 25일 문학 SK전에서 아쉬움을 맛봤다. 4회까지 4-0으로 앞서고 있었으나 갑작스레 굵어진 빗줄기 때문에 경기가 노게임으로 선언됐다. 흐름이 좋았고 선발 투수였던 헨리 소사가 잘 던지고 있었기에 더 아쉬움이 컸다.
염경엽 감독은 26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그래도 우리는 낫더라. (9-1로 앞서고 있었던) 롯데는 더 심하더라"라면서 농담으로 전날에 대한 아쉬움을 풀어냈다. 그러면서도 우천 등 기상 여건에 대비한 매뉴얼 정립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염 감독은 우리나라의 기후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고 프로야구도 그에 맞게 대비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염 감독은 "예전에는 장마 기간에는 2~3일 정도 쭉 비가 왔다. 그러나 요즘은 열대 기후로 바뀌었다. 한 번 쏟아졌다 그치곤 한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비가 싹 지나가면 경기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야 한다"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전날 경기에 대한 대처보다는 전체적인 프로야구 인프라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어 염 감독은 방수포 등 장비는 물론 인력도 부족하지 않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미국의 경우는 일기예보가 정확하다. 그래서 비가 오기 전부터 구단 직원은 물론 아르바이트생까지 총동원돼 비에 대비한다"라면서 "우리도 구단마다 한 경기에 아르바이트생을 20~30명씩 쓰지 않나. 그런데 비가 오면 관중들과 함께 비를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매뉴얼 자체와 인력은 있는데 그를 활용하는 노하우가 부족하다"라며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염 감독은 "이렇게 해야 경기 일정을 무난하게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면서 장기적인 플랜을 짜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염 감독의 말대로 한국 기후는 바뀌고 있다. 비가 쏟아져 경기가 취소됐다가도 30분 뒤면 비가 그치는 일이 다반사다. 내년부터는 10개 구단 체제가 돼 경기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돔구장이 없는 한국 야구 현실에서는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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