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와 승부의 갈림길,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7.26 18: 06

25일 포항 삼성-NC전.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내야수)는 7회 선두 타자로 나섰다. NC 투수 원종현의 손에서 빠진 빠른 직구가 나바로의 머리 옆쪽을 향했다.
처음 나바로는 마운드 쪽을 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혔다. 원종현의 슬라이더가 빠지자 도리어 나바로가 구심과 원종현을 향해 '괜찮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투수가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고 가정하자. 모자챙이라도 살짝 만지며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투수가 있는 반면 타자와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정답은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6일 포항 NC전을 앞두고 "투수가 몸쪽 승부를 하다보면 몸에 맞을 수도 있다. 타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투수가 미안하다는 제스처 정도는 취하는 게 낫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일부 감독들은 타자와의 대결에서 지고 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마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이다. 하다 보면 실수로 맞힐 수도 있다. 약간의 제스처를 취하는 건 괜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자칫 하면 감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정도의 의사 표시는 필요하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생각이다. 투수들이 몸쪽 승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도 사람이기에 던지다 보면 (몸쪽으로) 더 들어갈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실수에 대해 미안하다고 표시하는 건 괜찮다고 본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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