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사자후, 풀 죽은 SK 살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26 21: 01

김광현(26, SK)은 후반기 목표에 대해 “개인 성적보다는 팀이 이기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 10번 나가면 8번은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이런 에이스의 사자후는 잠자던 동료들을 깨웠다. SK도 희박한 확률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0승과 9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 후반기 첫 출격했으나 노게임이 선언된 바 있는 김광현은 공식적인 후반기 첫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며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다.
1이닝이라는 짧은 이닝을 소화했다고 해도 3일 휴식 후 등판이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 모습이었다. 구속은 물론 구위도 한창 좋을 때보다는 좋지 못했다. 하지만 김광현은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넥센의 강타선을 틀어막았다. “선취점을 주는 빈도가 많았다. 야수들이 부담이 된다. 후반기에는 이런 모습을 줄이겠다”라고 다짐한 김광현의 의지가 도드라졌다.

구위도 완벽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상황도 김광현에게는 부담이 됐다. 3회 SK는 선취점 기회를 잡았으나 견제사와 병살타로 좋은 기회를 날렸다. 썩 좋은 흐름은 아니었다. 그리고 곧바로 김광현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4회 무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김광현은 마치 “괜찮다. 내가 있다”라는 사자후를 토해내는 듯 했다.
김광현은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 강정호라는 리그의 홈런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정면승부로 SK의 기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끝내 무실점으로 이닝을 넘기며 동료들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야수들로서는 큰 힘이 되는 호투였다. 무엇보다 에이스의 든든한 모습을 확인한 동료들이 좀 더 편하게 경기를 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김광현이 4회 위기를 넘기자 타선도 힘을 냈다. 4회 무사 2루에서 최정이 적시타를 치며 선취점을 냈다. 김광현은 5회 2사 1,2루의 위기도 막아내자 동료들은 5회 다시 1점을 추가하며 미력하게나마 에이스를 지원했다. 김광현의 호투를 본 불펜 투수들도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7회 마운드에 오른 윤길현은 8회까지 2이닝을 무실점으로 잡으며 든든한 징검다리를 놨고 9회 마무리 로스 울프가 승리를 마무리지었다. 에이스가 앞장 서 팀을 이끈 SK는 2연승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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