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삼성-NC전이 열리기 전 포항구장. 후반기 들어 고감도 타격을 과시 중인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이틀 잘 쳤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이승엽은 후반기 4경기 타율 5할6푼3리(16타수 9안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3차례 아치를 쏘아 올렸고 11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24일 사직 롯데전서 5타수 5안타(2홈런) 7타점 3득점 원맨쇼를 펼치며 삼성의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이승엽은 "오늘 NC 선발 노성호와의 대결이 관건이다. 볼넷 하나만 얻어도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대졸 3년차 투수 노성호의 1군 통산 성적은 2승 8패 2홀드(평균자책점 7.63).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한 차례 오른 게 전부. 하지만 노성호는 삼성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2승 모두 삼성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이승엽 또한 지난해 노성호와 상대 전적에서 7타수 2안타 2삼진을 기록했다. 그렇기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기우에 불과했다. 어쩌면 이승엽 특유의 겸손이었을지도. 이승엽은 이날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천금같은 대포를 쏘아 올렸다. 2회 1사 주자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노성호의 2구째 직구(145km)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는 125m.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만큼 큼지막한 타구였다. 시즌 23호째.
이는 삼성 선발 J.D. 마틴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영양가 만점의 대포이기도 했다. 삼성은 NC를 5-1로 꺾고 22일 사직 롯데전 이후 5연승을 질주했다. 이승엽의 한 방은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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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