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29)는 잘 생긴 외모로 팬들의 호감을 샀다. 한국 데뷔 5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둔 날에도 타투스코의 환한 미소는 헐리우드 배우가 부럽지 않았다.
그가 팬들에게 더욱 주목받은 것은 관중들을 향한 '한국식 인사' 때문이었다. 타투스코는 26일 대전 KIA전에서 6이닝 3피안타 5볼넷 8탈삼진 1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첫 승을 신고하며 한화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데뷔 후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기록한 타투스코는 과감한 정면승부로 KIA 타선을 힘 대 힘에서 제압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이날 타투스코에게는 첫 승 만큼 한국식 인사가 큰 화제가 됐다. 7회 마운드를 내려갈 때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때문이었다. 의사표현에 적극적인 외국인 투수들은 모자를 벗어 팔을 들어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타투스코는 모자를 벗은 뒤 고개를 꾸벅 숙이는 전형적인 '한국식 인사'를 했다. 관중들도 그런 타투스코에게 박수와 한호를 아끼지 안았다.

타투스코는 "한국의 가장 큰 문화를 상대를 존중한다는 점이다. 전정우 통역이 가르쳐줘서 한국식 인사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됐다"며 "팬들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나도 모르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게 되더라. 팬들의 기대에 이제야 보답하게 됐다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그런 인사가 나왔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케일럽 클레이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지난달 말 한화에 합류한 타투스코는 그러나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투구로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중 갑작스럽게 낯선 나라에 들어와 새로운 리그에 바로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제구난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과감한 정면승부로 돌파구를 찾으며 마수걸이 첫 승을 신고했다.
타투스코는 "그동안 팬들이 기대해주신 것에 비해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너무도 죄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트위터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경기 전에 몸을 풀 때에도 환호해주는 것에 정말 감사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은데도 이렇게 응원해주는 한화팬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화는 지난 2007년을 끝으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근 5년 사이에 무려 4번이나 최하위에 그치면서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도 한화팬들은 힘들 때 지쳐있는 선수들에게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진정한 친구가 어려울 때 곁을 지켜주는 것처럼 한화와 팬들의 사이가 바로 그렇다.

타투스코는 짧은 기간에도 한화팬들의 정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그는 "한국 리그는 어느 팀에도 강타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트리플A 상위 수준의 팀들이 있어 쉽지 않은 리그"라며 "앞으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26일)도 1~2회에 제구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타자와 싸움에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타투스코는 한국 입국 첫 날부터 고기에 쌈장을 찍어 먹을 만큼 새로운 문화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마운드 위에서 어느 정도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한국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한화팬들을 존경한다"는 그의 말은 립서비스가 아니다. 낯선 나리의 문화를 존중할 줄 아는 그의 인성은 향후 활약을 더욱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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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