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대란에 혼수 장만? 판타지로 가득한 가상 결혼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 등장했다. 어떤 커플은 갑작스럽게 방을 뺀 후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고, 어떤 커플은 살림살이에 필요한 혼수 마련을 위해 경쟁에 나섰다. 물론 제작진이 설정한 상황이었지만, 의외의 장치들이 프로그램에 생기를 더해줬다. 조금 더 현실 세계 속 결혼 커플들이 처한 상황들을 담아내 보려는 노력들이 보였다.
2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에서는 갑자기 ‘우결’ 마을에서 쫓겨나게 된 우영-박세영 커플과 필요한 혼수를 장만하기 위해 치열한 대결을 벌이는 남궁민-홍진영, 홍종현-유라 커플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우영-박세영 커플은 함께 첫 등산을 가서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다 난데없는 날벼락을 맞이하고 말았다. 식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자신들의 짐이 트럭에 실린 채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이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구하라는 ‘우결마을 계약만료 통지서’를 받아들고 망연자실에 빠졌다. 우영은 “어떻게 하라고…. 진지하게 부동산을 알아봐야 한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한순간에 ‘홈리스 부부’가 된 두 사람이 선택한 임시 거처는 우영의 회사인 JYP사옥이었다. 함께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두 사람은 기가 막혀 하면서도 새로운 도전 앞에 긴장되고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황당한 건 남궁민-홍진영, 홍종현-유라 커플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각각 상대편 커플과 혼수 장만을 위한 게임을 벌이라는 미션 카드를 받고 당황했다. 하지만 당황은 잠시였다. 두 커플은 각자 자신들이 차지하고 싶은 혼수를 얻기 위해 불타는 의지를 드러내 보였다. 남궁민-홍진영은 남편 남궁민이 좋아하는 안마기 획득을 노렸고, 홍종현-유라는 MBC 옥탑방을 벗어나 새 집을 얻고 싶은 욕망을 드러냈다.
개그맨 황제성의 진행 하에 두 커플은 본격적인 대결을 펼쳤다. 남궁민-홍진영 '궁진 커플'은 첫 번째 경기 '허벅지 근력 대결'과 두 번째 경기인 '내 사랑을 받아줘' 물풍선 던지고 받기에서 남다른 호흡을 선보이며 2연승을 거두며 갈망했던 안마의자 획득에 성공했다.
일단 이날 등장한 새로운 상황들은 ‘우결’에 새로운 활기를 더해줬다. 그간 신혼집이나 혼수 등은 ‘우결’에서 금전적인 이유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다. 늘 커플들은 집을 얻고 혼수를 장만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엔 제작진이 새로운 상황을 부여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살 집을 얻지 못하는 것과 혼수 장만을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설정은 자못 현실을 반영한 느낌을 줘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늘 비슷한 그림이 반복되던 것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도 보였다. 과연 새롭게 부여된 상황에서 커플들은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갈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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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