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되는 집안답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 라이온즈의 내부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이름하야 '삼성 클러치히터 배틀 오디션'이다.
4번 타자 최형우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게 사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승엽, 채태인, 박석민 등 주축 타자들이 번갈아가며 원맨쇼를 펼치고 있다.
전반기 4연패로 마감했던 삼성은 22일 사직 롯데전 이후 5연승을 질주하며 4년 연속 정규 시즌 1위 확정을 향해 쾌속 질주 중이다. 김한수 타격 코치는 "최형우가 빠졌고 주축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번갈아가며 잘 해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석민은 22일 사직 롯데전서 시즌 21,22호 아치를 쏘아 올리는 등 3타수 2안타 4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삼성은 롯데를 5-3으로 꺾고 4연패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석민은 "17일 일본에서 주사를 맞고 왔는데 손가락 상태는 붓기가 빠졌다. 방망이를 강하게 잡을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23일 승리의 주역은 채태인. 이날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채태인은 연타석 아치를 포함해 6타수 5안타 2타점 4득점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삼성은 채태인의 맹활약에 힘입어 롯데를 15-12로 꺾고 2연승을 질주했다.
이승엽은 24일 경기에서 3연타석 아치를 터트리는 등 5타수 5안타 7타점 3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삼성은 이른바 임창정 스코어(17-1)로 롯데를 꺾고 사직 3연전 모두 싹쓸이했다.
포항 NC전에서도 '삼성 클러치히터 배틀 오디션'은 이어졌다. 채태인은 25일 경기에서 6-6으로 맞선 7회 결승타를 터트리는 등 5타수 3안타 6타점 2득점으로 10-6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채태인이 없었다면 삼성의 연승 행진은 마감했을지도 모른다. 26일 경기에서는 이승엽이 선제 솔로 아치를 터트리며 5-1 승리를 이끌었다.
류중일 감독은 26일 경기가 끝난 뒤 "전반기를 4연패로 마감해 위기에 처했는데 선수들이 올스타 브레이크 때 후반기 준비를 잘 해준 것 같다"며 "요즘 보면 중심 타선이 하루에 한 명씩 돌아가며 제 몫을 해주는데 감독 입장에서 정말 기분 좋다"고 활짝 웃었다.
그렇다고 최형우의 부상 공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류중일 감독은 "4번 타자가 없는 타순은 무언가 빠진 느낌"이라고 표현하기도. 어찌 됐든 삼성은 진정한 '되는 집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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