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바람 앞 등불만 같던 '룸메이트'가 조금씩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방송 초반의 일부 논란이 이들의 항해를 힘들게 하는 듯 보인 적도 있지만 회를 거듭하며 꿋꿋이 거듭났다. TV 화면 속 룸메이트들은 이제 제법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을 풍기고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시청자들도 꽤 편안해진 분위기다.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가 갈수록 자연스러운 그림으로 팬들을 모으고 있다. 크고 작은 잡음으로 한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 프로그램은 결국 기획의 원천이 되는 가족애와 공동체 의식, 룸메이트들의 리얼한 매력을 끄집어내며 공감을 사기 시작했다. 철부지들은 조금씩 성숙하고 외로운 이들이 위로를 받는 의미 있고 행복한 일상이다.
최근 '룸메이트'에서는 방송 태도로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은 나나와 박민우가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의 뜻을 전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두 사람은 시청자들로부터 버릇이 없고 이기적이라는 등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나나와 박민우는 자신들의 불찰을 탓하며 발전될 모습을 약속했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강원도로 첫 여행을 떠났던 룸메이트 식구들은 작은 실수가 큰 오해로 번져 의도치 않게 악플 세례를 받아야했던 나나와 박민우의 고민을 위로했다. 마치 실제 오누이라도 된 듯 두 사람을 토닥이고 함께 부둥켜안는 모습이 예뻤다.

27일 방송분에는 엑소의 백현이 룸메이트의 숙소를 찾아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찬열의 생활을 지켜보며 부러움이 가득했던 듯 이날 백현은 식구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며 친근한 매력을 풍겼다. '신엄마' 신성우는 배고픈 찬열을 위해 따뜻한 볶음밥을 만들었고 식구들이 다함께 모여 찬열과 백현의 즉석 댄스를 구경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또 백현과 조세호는 침대에 누워 '룸메이트'와 엑소 멤버들의 공동체 생활에 대해 수다를 떨며 격한 공감의 시간을 갖기도. 조세호는 룸메이트들이 싸우고 다투다 가족의 정으로 이해하고 보듬게 됐다고 고백했고 백현 역시 엑소 멤버들끼리도 초반엔 충돌이 많았지만 이제는 하나가 된 사연을 털어놨다.
결국 '룸메이트'가 보여주고자 한건 이런 모습 아닐까. 처음엔 성별도 연령도 활동영역도 각기 다른 연예인들이 왁자지껄 모여 사는 모습이 보는 이들 입장에서 생소했다. 요즘 사회적으로 홈 쉐어링(Home sharing)이 유행이 되고 있다지만 아직은 모여 사는 연예인들의 사담을 듣고 민낯을 보는 게 익숙지 않던 시청자들이었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의 재미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고 일부 방송 내용이나 출연자들의 태도를 두고 말들이 나돌 수밖에 없던 상황.
그러나 '룸메이트'는 회를 더하면서 진정한 기획의도와 프로그램의 진가를 발현하는 중이다. 남들과의 어울림, 하나가 되는 과정의 진통, 또 화려한 연예인 삶의 이면을 담백하고 리얼하게 그리며 더디지만 진하게 시청자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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