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살림에 최선을 다한 것 같습니다."
강만수 우리카드 감독은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사실이었다. 주축 선수들이 군 입대로 인해 대거 이탈한 가운데 '없는 살림'으로 대회를 치른 우리카드는 27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을 상대로 0-3 완패를 당했지만, 준우승이라는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쉽다. 바꿀 사람이 없다. 경기가 안 풀릴 때 선수들을 바꿔주고 해야하는데 사람이 없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내 특유의 재치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야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돌아온다. 센터도 보강하고, 신으뜸 가지고는 힘들다. 매일 기도하고 있다"며 농담 섞인 진담을 던졌다. 군대에 있는 선수들을 향해 "(금메달을 따기만 하면)바로 복귀하라고 할 것이다. 빨리 보고 싶다"고 외치기도 했다.

"신영수가 작은 신으뜸 앞에서 마음 놓고 때리더라. 서브 리시브가 많이 파악이 된 것 같다"며 이날 경기 패인을 꼽은 강 감독은 "없는 살림에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이 몸도 안좋았는데 하고자하는 노력을 보여줬다"며 결승전 패배의 아픔 대신 준우승의 기쁨을 안고 돌아갔다. 비록 결승전에서 패했지만, 없는 살림에 고군분투한 선수들을 위해 구단도 준우승 상금과 같은 1500만 원의 포상금을 준비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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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