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가장 힘든 것 같다".
KIA 4번타자 나지완(29)에게 올해는 모든 경기가 테스트의 연속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때문이었다. 군미필자 나지완은 아시안게임에 발탁돼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시즌 뒤 무조건 군입대해야 한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군입대를 1년 더 마지막으로 미룬 것도 아시안게임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어서였다.
그에게 이제 운명의 시간이 왔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김인식 기술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기술위원회가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명을 28일 발표한다. 2차 예비 엔트리까지 이름을 올린 나지완은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제한된 포지션 문제로 인해 100% 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나지완에게는 매경기가 중요했다. 4월까지는 타율 2할3푼8리 2홈런 11타점으로 타격 부진에 시달렸지만 5~6월 두 달 동안 타율 4할4리 10홈런 44타점을 몰아치며 존재감을 어필했다. 올 시즌 전체 성적은 86경기 타율 3할3푼6리 16홈런 68타점. 리그 정상급 기록으로 최종 발탁의 기대감을 높였다.
이제 결과는 하늘에 맡겨졌다. 어떤 결과가 나든 나지완도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 그는 "겉으로 나타내지 않았지만 이번주에는 많이 긴장되더라. 나 뿐만 아니라 미필 선수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며 "최종 엔트리가 나오면 결과와 관계없이 후련할 점이 있을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올 시즌 내내 나지완과 아시안게임은 연관 검색어와 다름없었다. 나지완은 "올해 정말 많은 부담이 있었다. 계속 아시안게임과 관련된 단어와 수식어들이 따라붙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며 "지금까지 야구하며 올한해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는 말로 중압감과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를 이겨내며 아시안게임 승선의 꿈을 실력과 의지로 보여줬다.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연습 또 연습 뿐이었다. 나지완은 "어려움에도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낸 것은 연습밖에 없었다. 무엇이든 연습을 해야 잘 된다"며 "내가 준비한 부분은 다했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보여줄 것을 충분히 보여준 만큼 후회나 미련은 없다.
나지완은 외야수 포지션으로 분류돼 있다. 이진영·김현수·손아섭·나성범 등 좌타 외야수들이 많지만 우타 외야수가 얼마 없다. 장타력을 갖춘 우타 거포로 나지완의 존재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외야 수비력이 약해 수비에서 활용폭이 떨어진다는 것이 변수다. 류중일 감독은 "백업을 내야외 외야 중 어디에 더 넣느냐에 따라 빠질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나지완이 방망이 힘으로 아시안게임 승선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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