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날이 밝았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24명이 28일 발표된다. 1~2차 예비 엔트리를 거쳐 37명의 선수들로 추려진 가운데 한층 더 좁아지는 최종 경쟁의 문을 뚫어야 한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전체적인 기량이 비슷비슷해 고민이다. 확실한 선수가 얼마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각 포지션별 경쟁 변수와 최종 발탁 선수는 누가 될까.
▲ 투수, 최대 난제는 마무리

류중일 감독은 투수를 10명 넣기로 결정했다. 아마추어 추천선수 1명을 제외하면 프로 멤버는 9명이 뽑힌다. 김광현(SK) 양현종(KIA) 윤성환·안지만(삼성) 한현희(넥센) 등 5명은 각 보직별 리그 최고 선수로 발탁이 확실시된다. 선발-구원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좌완 차우찬(삼성)과 경험 많은 좌완 봉중근(LG)도 류중일 감독 성향상 발탁이 유력하다. 7자리가 거의 굳어진 가운데 남은 두 자리를 두고 경쟁이 벌어질 듯하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마무리. 류중일 감독은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고 했다. 후보로는 임창용(삼성) 손승락(넥센) 김승회(롯데)가 있다. 임창용과 손승락의 경험, 김승회의 기세를 두고서 선택을 내려야 한다. 국제대회 특성상 경험이 많은 마무리에게 무게가 기울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한 자리는 고정 선발을 3명으로 구성할지 아니면 4명으로 갈지에 의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선발을 4명으로 가면 사이드암 이재학(NC)이 적합하다. 하지만 3명으로 운용한다면 선발과 구원으로 스윙맨이 가능한 이태양(한화)이 고려될 수 있다.
▲ 포수, 강민호냐 이재원이냐
포수는 두 자리로 운용된다. 공수겸장 양의지(두산)가 한 자리를 사실상 예약한 가운데 그와 함께 안방을 지킬 또 다른 포수가 고민이다. 후보는 강민호(롯데) 이재원(SK). 류중일 감독은 "포수는 수비가 중요하다. 강민호는 국제대회 경험도 많다"면서도 "그런데 올해 성적이 안 좋다. 이재원은 우리나라 타격 1위 아닌가"라며 고민을 나타냈다.
국제대회 특성상 경험과 수비는 필수적이다. 더군다나 양의지는 아직 국가대표 경험이 없다. 백업이라도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선수가 꼭 필요하다. 강민호의 발탁에 무게가 기우는 이유. 이재원은 아직 풀타임 시즌은 물론 A급 국제대회에서 나선 경험이 없다. 다만 이재원의 올 시즌 성적이 강민호에 비해 월등하고, 수비력도 크게 흠잡을 수준은 아니라는 점에서 발탁을 기대할 수 있다.

▲ 내야수, 백업 구성은 어떻게
내야수로는 1루수 박병호(넥센) 유격수 강정호(넥센) 2루수 서건창(넥센) 3루수 박석민(삼성) 4명이 포지션별로 최정상급 활약을 하고 있어 발탁이 확실하다.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데다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1루수 김태균(한화)도 승선이 유력하다. 여기까지 내야에서 5자리가 채워진다.
내야에서 남은 자리가 최대 3명인데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선택받을 전망. 내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고, 발까지 빨라 대주자로 활용될 수 있는 오재원(두산)은 그래서 백업 1순위다. 남은 한두 자리를 놓고 황재균(롯데) 김민성(넥센) 김상수(삼성)의 경쟁이다. 그 중에서도 3루수-유격수 수비가 가능하며 주력이 좋은 황재균이 유력하다. 내야진이 최대 8명으로 구성될 경우 안정된 유격수 수비와 주력을 갖춘 김상수의 발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으며 장타력이 있는 김민성의 존재감도 간과할 수 없다. 가장 치열한 경합지다.
▲ 외야수, 부족한 우타 자원은 누구
외야수는 내야진이 7명이냐 8명이냐에 따라 4명에서 5명이 발탁될 전망. 일단 김현수(두산) 손아섭(롯데) 나성범(NC) 3명은 확실시된다. 리그 최고 외야수들로 의심의 여지 없다. 좌익수 김현수, 중견수 나성범, 우익수 손아섭으로 수비 포지션 분배도 된다. 이진영(LG)의 경험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좌타 외야수 자원은 풍부하다.
관심은 부족한 우타 외야수로 누가 발탁될 것인지 여부. 후보로는 민병헌(두산) 나지완·김주찬(KIA)이 있다. 김주찬이 부상 탓에 주력이 완벽하지 않은 만큼 민병헌과 나지완의 싸움이다. 내야진이 7명으로 구성되면 외야진 5명에 따라 두 선수의 동시 발탁이 가능하지만, 내야진이 8명이 될 경우에는 수비력에서 뒤지는 나지완이 밀릴 가능성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외야수를 뽑아야 한다면 내야수를 줄이고, 내야수를 필요하면 외야수를 빼는 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격에 비중을 둔다면 나지완 카드를 꺼내들겠지만, 수비를 우선시하면 내야 자원 강화에 중점을 둘 수 있다. 나지완의 방망이가 매력적이지만 우타 거포로 내야의 박병호·김태균·강정호·박석민 등이 있어 쉽지 않은 경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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