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후 무실점’ 조상우, 넥센은 방긋 웃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28 06: 31

무서운 공은 그대로다. 본의 아닌 부상으로 쉬었지만 그 대신 몸에는 힘이 넘친다. 넥센 불펜진의 ‘무서운 아이’ 조상우(20)가 복귀 후 위력투를 선보이고 있다. 넥센 벤치에도 미소가 떠오르고 있다.
조상우는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0-2로 뒤진 5회 2사 만루에서 선발 오재영에 이어 팀의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 2이닝 동안 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도망가려는 SK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넥센은 이날 경기에서 아쉽게 1-2로 졌지만 조상우의 호투는 분명 주목할 만한 값어치가 있었다. 그간 조금씩 허전한 듯 느껴졌던 넥센 불펜의 그림이 꽉 차는 느낌이었다.
조상우의 이런 완벽한 피칭은 27일 경기를 앞두고도 화제가 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조상우의 투구 내용에 대한 질문에 “기쁘게 봤다”라고 미소 지었다. 염 감독은 “뭐 하나라도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게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이라며 조상우의 호투에 대해 안도감을 드러냈다. SK 4번 타자이자 리그 수위 타자인 이재원도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라며 조상우의 위력투를 인정했다.

올 시즌 염경엽 감독의 히든카드로 화려하게 등장한 조상우는 150㎞가 넘는 힘 있는 직구로 화제를 모았다. 구위 자체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신진급 투수의 등장이었다. 그러나 부상이 아쉬웠다. 지난 5월 중순 귀가길에 넘어져 무릎을 다쳤고 5월 1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넥센, 그리고 상승세를 타던 개인으로서도 큰 타격이었다. 자칫 좋았던 기세가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복귀 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이런 우려를 모두 지우고 있다. 7월 8일 한화전에서 복귀전을 가진 이후 조상우는 4경기에서 5⅔이닝을 던졌다. 이 기간 동안 피안타는 단 2개였다. 볼넷도 없었고 실점도 없었다. 한현희와 손승락이 버티고 있는 넥센 불펜을 생각하면 조상우의 이런 모습은 넥센의 후반기 순위 싸움에 든든한 버팀목을 제공할 수 있다.
무서운 것은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은 투수라는 점이다. 염 감독은 “조상우가 부상을 당하지 않고 계속 지금의 모습을 이어갔다면 아시안게임 대표팀도 무조건 됐다고 본다”라면서도 “4년 뒤에 충분히 (대표팀에) 갈 수 있는 투수다. 큰 부상이 없다면 최정상급의 투수가 될 수 있다. 내년에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미래를 점치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의 모습이라면 염 감독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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