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4개월여 남은 2014년 중 가장 중요한 때를 만났다.
선두를 달리는 팀들에 승부처가 따로 어디 있겠냐만은 전북에 8월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한 해 농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우승컵의 향방이 두 개나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제 1의 목표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정했던 전북으로서는 제 1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된 만큼 다른 두 대회의 우승으로 만족을 느끼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제 1목표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다른 두 대회, K리그 클래식과 FA컵에서의 우승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더욱 힘든 것이 두 대회에서의 우승이다. K리그 역사상 K리그 클래식과 FA컵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 건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가 유일하다. 그 많던 K리그의 강호들도 쉽게 달성하지 못했던 것이 리그와 FA컵에서의 우승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전북의 기세는 두 대회에서의 우승을 넘어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까지 가져올 기세다. 전반기에 기복이 심했던 경기력은 월드컵 휴식기를 맞이해 안정을 찾았다. 공격력은 더욱 강해졌고, 수비는 탄탄해졌다. 부상자가 많았던 7월이 고비였지만,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내며 대체 선수들에 대한 가능성도 엿보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좋은 성적뿐이다. 8월에 있을 7차례의 경기 결과에 따라 리그의 순위와 FA컵 4강행이 달렸기 때문이다. 현재 선두 포항과 승점 2점 차로 K리그 클래식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북은 오는 16일 포항과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그 전에 있을 3차례의 리그 경기서 순위가 바뀔 수도 있지만, 포항과 맞대결이 가장 결정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일정이 돕지를 않는다. 전북은 3일 전남전을 시작으로 16일 포항전까지 14일 동안 5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연일 30도를 웃도는 8월의 경기는 선수들을 두 배 이상으로 지치게 만든다. 반면 포항은 FA컵 경기가 없어 전북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5일 동안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물론 전북의 FA컵 상대는 강릉시청은 상대적으로 약한 팀에 속한다. 전북으로서는 주축 선수들을 쉬게 해 포항과 대결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FA컵의 특수성에 전북을 고민하게 만든다. 단판 승부로 열리는 FA컵인 만큼 전북은 신중한 경기를 펼쳐야 한다. 3경기만 이기면 우승컵을 차지하는 FA컵이지만, 1경기만 지더라도 우승컵은 날아가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선택이다.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지, 아니면 선수들을 믿고 모든 경기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 해 농사가 달린 중요한 경기인 만큼 쉽게 내릴 결정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한 투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전북의 탄탄한 스쿼드와 최근 복귀한 부상자들의 가세는 고민의 무게를 어느 정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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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