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 단위 진흙탕 싸움이 '대세'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지만 일정 부분 효과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28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은 전국기준 시청률 10.4%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방송 분이 기록한 시청률 9.1% 보다 1.3%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동시간대 시청률 2위였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는 11.7%의 시청률을, SBS '일요일이 좋다'는 5.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일밤'은 지난 주보다 10분 앞당긴 오후 3시 59분에 방송을 시작했다. 반면 '해피선데이'는 6분 늦춘 오후 4시 9분에, '일요일이 좋다' 역시 6분 늦춘 오후 4시 17분에 방송을 시작했다. 이처럼 지상파3사의 일요 저녁 예능프로그램 방송 시간은 제각각이었고, 특히 MBC는 평소보다 10분 늘린 약 230분에 달하는 방송 분량을 내보냈지만 시청률 순위는 그대로였다.

하지만 1위와 2위의 시청률 격차는 줄어들었다. 지난 20일 '해피선데이'와 '일밤'의 시청률 차이는 3.6%포인트에 달했지만, 27일 방송 분에서 두 프로그램의 격차는 1.3%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시청률 순위를 바꾸진 못했지만 역전의 가능성을 발견한 셈이다. 그탓에 MBC가 해당 방송시간대를 고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당초 16시 50분 시작되던 일요 저녁 예능프로그램은 일부 방송사의 꼼수를 시작으로 조금씩 앞당겨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일밤'의 경우에도 그렇듯, 방송 시간이 당겨지면 시청자를 어느 정도 선점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으로 지상파 3사가 돌아가면서 방송시간을 앞당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약 3시간 미만이던 프로그램 분량은 현재 4시간으로 늘어났다. 영화 2편에 해당하는 길이다. 제작진엔 고충을, 시청자에겐 지루함을 안겼다. 해결방법이 지상파 3사의 합의밖에 없어 더욱 답답한 상황이다. 이러다 일요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저녁 예능프로그램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jay@osen.co.kr
KBS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