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패전 위기를 지운 것도, 다저스의 싹쓸이를 이끈 것도 모두 하나의 주루 플레이에서 시작됐다. 디 고든(26)의 발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LA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치열한 지구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는 쾌거를 거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좀 더 공고히 했다.
26일 잭 그레인키의 호투, 27일 클레이튼 커쇼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여유있는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이날 류현진이 바턴을 이어받았다. 류현진은 6이닝 3실점으로 잘 던지며 임무를 완수했다. 그리고 류현진이 독 오른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을 상대로 잘 버티는 사이 고든이 번개처럼 달려 샌프란시스코의 혼을 뺐다.

1-2로 뒤진 5회였다. 1사 후 샌프란시스코 선발 제이크 피비를 상대한 고든은 삼진을 당했으나 낫아웃 상황에서 출루했다. 이어 푸이그의 볼넷, 그리고 곤살레스 타석 때 폭투가 나오며 1사 2,3루가 됐다. 그리고 곤살레스는 피비의 4구째 커브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포지가 제대로 잡아내지 못해 낫아웃 상태가 됐다. 곤살레스는 서서히 1루로 뛰기 시작했다.
공을 잡은 포지는 1루를 쳐다봤다. 곤살레스의 발이 느려 여유있는 아웃이 돼 2사 2,3루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고든의 빠른 발은 이런 상식을 무참하게 깨뜨렸다. 호시탐탐 홈을 노리던 고든은 포지가 1루로 송구하는 것을 보고 스타트를 끊어 홈으로 질주했다. 1루수 듀발이 이를 보고 곧바로 다시 홈으로 송구했지만 고든은 이미 홈을 쓸어 담은 뒤였다. 고든의 발이 동점을 만든 셈이 됐다.
고든에 허를 찔린 피비는 흔들렸다. 사이영상까지 수상한 베테랑 투수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피비는 이어진 2사 2루에서 라미레스에게 적시타, 그리고 크로포드에게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다저스가 경기의 기세를 잡아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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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파크(샌프란시스코)=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