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은 따놓은 당상일까.
오는 9월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24명이 발표됐다. 가장 큰 화두는 역시 미필자 우대였다. 절반이 넘는 13명이 군미필 선수로 채워졌다. 군필자이지만 승선이 확실시 된 포지션별 최고 선수들의 이름이 빠져있었다. 당초 최고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에서 어긋난 결과였다.
▲ 최고 선수 부재와 경험론

미필자 선수들이 대거 발탁되게 됨에 따라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우완 선발 윤성환(삼성) 2루수 서건창(넥센) 3루수 박석민(삼성) 1루수 김태균(한화) 등 최종 발탁이 유력시된 선수들의 이름이 빠졌다. 최정예 멤버로 구성하겠다는 원칙을 지켰다면 이들이 빠져서는 안 됐다.
이에 따라 국제대회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투수 쪽에서 만 38세 임창용(삼성)이 최고참이며 그 아래로 34세 봉중근(LG) 31세 안지만(삼성) 등 만 30대 선수는 3명 뿐이다. 야수 쪽에서는 나지완(KIA) 오재원(두산)이 나란히 만 29세로 최고참이다. 이승엽·박경완·진갑용처럼 기둥이 될 베테랑 선수가 없다.
▲ 우완 선발 부재와 포수 운용
최고 선수들의 제외로 몇몇 불안요소가 생겼다. 가장 먼저 윤성환의 부재에 따른 우려는 선발진의 약화다. 김광현(SK) 양현종(KIA) 원투펀치는 모두 좌완이다. 이들과 균형을 맞춰줄 우완 선발이 필요한데 경험이 많지 않은 이재학(NC) 이태양(한화) 홍성무(동의대)에게 너무 무거운 짐을 안겨줘야 할지도 모른다. 좌우 밸런스를 떠나 김광현이나 양현종이 컨디션 난조를 보일 경우 그들의 공백을 메울 만한 선발감 투수가 불투명하다.
포수 문제도 고민이 크다. 리그 타격 1위 이재원(SK)을 뽑았지만 국제대회에서까지 수비력이 검증된 선수는 아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주전으로 기용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대비해 국제대회에서 경험이 풍부한 강민호(롯데)를 뽑았지만, 올해 성적이 크게 떨어진다는 게 문제. 공수에서 균형을 갖고 있는 양의지(두산)이 공백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 테이블세터 부재와 야수 효율성
공격적인 면에서는 테이블세터가 모호하다는 점에 있다. 리그 최고의 1번타자 서건창이 빠지며 그 자리를 맡을 선수가 고정되지 않았다. 오재원(두산)이 이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와 함께 짝을 이룰 2번타자감도 불투명하다. 민병헌(두산)이 있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테이블세터로 보기는 어렵다. 국제대회에서 필요한 세밀한 작전에서 고민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 측면에서 보면 당초 내야 유틸리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였던 오재원이 주전 2루수로 활약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됨에 따라 백업의 활용도가 애매해졌다 황재균(롯데) 김민성(넥센)이 3루수 자리를 놓고 경합하는 구도라면 김상수(삼성) 뿐이다. 김상수는 2루수로 많이 뛰어보지 못했다. 전체적인 엔트리 활용도의 효율성을 고려했는지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 대만·일본 우습게 보면 큰코
대표팀이 최정예 선수들로 엔트리를 꾸리지 않은 데에는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볼 수 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아시안게임에 사회인 아마추어 선수들로 꾸렸고, 대만도 이번에는 병역혜택이 사라지자 프로선수들이 차출을 거부했다. 최대 난적인 대만의 전력이 떨어지면 우승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 게다가 올해는 인천 홈에서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어드밴티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우습게 보면 정말 큰코 다친다. 대만은 군복무 중인 1군 선수 9명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해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어린 유망주 선수들까지 들어오면 어느 정도 구색을 맞출 수 있다. 여기에 일본은 사회인 야구 출신 프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2006년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오승환이 끝내기 홈런을 맞은 초노 히사요시는 당시 사회인 선수였으나 지금 요미우리 자이언츠 중심타자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결코 따놓은 당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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