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범수는 식상하고 진부한 전개로 아쉬움이 가득했던 ‘트라이앵글’에서 중심축을 잘 잡았다. 이야기의 중심인 삼형제 중 맏형을 연기하며 특유의 풍부한 감정 연기로 ‘연기 장인’의 특급 클래스를 보여줬다.
이범수는 지난 2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고 아버지를 죽게 만든 고복태(김병옥 분), 윤회장(김병기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험난한 인생살이를 한 장동수를 연기했다. 분노 조절에 있어서 심리적인 장애가 있었던 동수는 초반 동생들과 뿔뿔이 흩어졌다는 죄책감에 슬픔과 분노가 억눌려있는 감정 상태로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후 친형제들을 하나둘 상봉하고 복수를 시작하면서 겪는 아픔과 고통은 맏형 동수를 짓눌렀다. 동수는 언제나 악랄한 악의 축들과의 대결에서 힘겨워했기에 감정의 변화가 많은 캐릭터였다. 극단적인 전개를 보인 드라마인 까닭에 동수를 연기하는 배우의 힘이 상당히 중요했다.
왜 제작진이 이범수를 동수라는 인물로 선택했는지는 극과 극을 오가고 감정의 변화가 다양한 캐릭터를 마주하다보면 수긍이 갔다. 이범수는 욕망이 뒤엉켜 있는 카지노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악하고 복수를 차츰차츰 진행하는 동수를 지지하게 만드는 흡인력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캐릭터 설정에 있어서 현명한 재주를 가지고 있고, 섬세하게 담을 수 있는 배우 이범수는 그렇게 ‘트라이앵글’에서도 연기자의 힘을 발휘했다.
드라마가 다소 산으로 가는 전개 속에서도 삼형제를 연기한 젊은 배우들인 김재중, 임시완과의 뛰어난 호흡을 자랑하며 탄탄한 주축 역할을 했다. 이범수가 단단히 받쳐주고 있어 동수와 영달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들이 쳇바퀴 돌아가듯 잘 돌아갔다. 이는 다른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이 남다르게 좋은 이범수의 또 하나의 능력이기도 했다. 드라마의 흥행 여부와 관계 없이 이범수는 언제나처럼 연기를 하는 듯, 안하는 듯, 자연스러운 설정으로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그가 끊임 없이, 언제나 드라마의 중심을 잡는 데는 이 같은 배우로서의 장기가 ‘특급 클래스’에 도달했고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터다. 다작을 하고, 다작을 하기 때문에 고마운 배우 이범수의 신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것도 여기에 있다. 한편 지난 5월 5일 첫 방송 이후 26회가 방송된 ‘트라이앵글’은 삼형제 중 막내 양하가 안타깝게 죽은 가운데 영달과 동수가 복태와 윤회장에 대한 복수에 성공하며 ‘반쪽짜리 해피엔딩’을 맞았다.
‘트라이앵글’ 후속으로는 ‘야경꾼일지’가 다음 달 4일 첫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감각으로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정일우, 정윤호, 고성희, 서예지, 윤태영, 김성오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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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앵글’ 방송화면 캡처,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