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눈앞’ 니퍼트, 이제 모든 승리가 역사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30 06: 02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3)가 또 한 번의 승리를 준비한다. 앞으로 거둘 승리는 개인적으로 새 역사를 쓰는 영광이며, 4강 경쟁을 하고 있는 팀에도 최고의 선물이 된다.
니퍼트는 공식적으로 자신의 후반기 첫 등판(실제 첫 등판은 지난 22일 잠실 SK전이었으나, 2회초 우천 노게임)이 된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7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1실점 호투하며 시즌 9승(6패)째를 수확했다. 팀의 3연패를 끊는 승리라 더욱 가치가 있었다.
이로써 니퍼트는 4년 연속 10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한 팀에서만 뛴 외국인 선수가 4년 연속 10승을 거둔 사례는 아직 없다. 니퍼트가 이룬다면 최초다. KIA와 두산을 거친 다니엘 리오스는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지만, 한 팀에서 4년 연속으로 10승을 해내지는 못했다.

그 다음 승리 역시 두산의 역사가 된다. 현재 니퍼트는 통산 47승으로 맷 랜들(2005~2008, 49승)에 이어 두산의 외국인 선수 통산 다승 랭킹에서 2위에 올라 있다. 10승으로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면 이는 통산 48승째가 되고, 1승을 보태면 49승으로 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또한 여기서 1승을 더 쌓으면 통산 50승 투수가 된다. 아직까지 한 팀에서 5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는 없다. 랜들의 49승이 한 팀에서 외국인 선수가 올린 최다승이다. 그 다음은 KIA 시절의 리오스(47승)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리오스(43승)다. 통산 37승인 앤디 밴헤켄(넥센) 등이 앞으로 50승에 도전하겠지만, 분명 쉬운 기록은 아니다.
앞으로 니퍼트가 3승을 따내는 동안 매 승리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팀이 앞으로 46경기를 남겨 두고 있어 니퍼트는 10번 가까이 등판할 수 있다. 3승이 크게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 문제는 언제 나오느냐다. 니퍼트의 승리가 빨리 나올수록 두산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경쟁에서 유리해진다.
니퍼트는 9승 직후 인터뷰에서 4년 연속 10승을 앞둔 감정에 대해 묻자 “늘 그랬듯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이 먼저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우리 팀 모두 긴장하지 않고 즐기는 경기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동료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평소 니퍼트의 언행을 보면 예상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록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는 선에서 어느 정도는 자기 생각을 해도 괜찮다. 선발투수의 승리는 곧 팀의 승리인 만큼 니퍼트의 기쁨은 팀에도 좋은 일이다. 값진 기록을 세우는 과정에서 팀의 순위도 상승한다면 훗날 니퍼트에게도 이번 시즌은 의미 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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