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부진한 강윤구에 “아직 15년 남았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7.30 13: 00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최근 부진한 강윤구(24)에 대해 실망한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실망감 속에 제자에 대한 애정도 함께 보였다.
강윤구는 29일 목동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넥센은 강윤구를 대신해 김동준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
강윤구는 28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서 선발 등판했다. 6월26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 이후 한 달여 만에 1군 등판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강윤구는 좀처럼 감을 잡지 못했다. 1회말 선두타자 이명기를 볼넷으로 내준 뒤 김성현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최정 타석 때 폭투를 범한 후 스리런 홈런을 맞았다. 염경엽 감독의 선택은 조기 강판이었다.

염 감독은 이날 강윤구의 투구에 대해 “완전 실망했다. 2군 경기를 지켜봤는데 많이 좋아져서 1군에 불렀다. 그러나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구속 저하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였다. 염 감독은 “2군에선 140km 후반대까지 구속이 나왔다. 근데 1군에서 던지니 130km 후반에 불과했다. 윤구를 위해서도 빨리 바꾸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됐으나, 강윤구는 여전히 염경엽 감독의 장기 계획 속에 있다. 염 감독은 “본인 스스로도 많이 실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윤구는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봐야한다. 아직 15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며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다. 가능성 있는 강윤구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밑바탕에 깔려있었다.
넥센은 팀 타율 3위(2할9푼8리), 홈런 1위(130개)로 2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하지만 선발진은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 잡은 앤디 밴 헤켄과 최근 호투를 펼치고 있는 헨리 소사가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뒤를 뒷받침해줄 토종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다. 염 감독은 강윤구-문성현에 대한 끝없는 신뢰를 보였으나, 올 시즌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넥센으로선 2군으로 내려간 강윤구가 좋은 모습을 되찾아 후반기에 힘을 보태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일 것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가 여의치 않다면 미래를 내다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당장 1군에서 활약하지 못한다면 자신감만 잃을 뿐이다.
염 감독은 이미 강윤구를 지속적으로 선발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강윤구 본인도 실망하기엔 이르다. 염 감독의 말대로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한다면 기회는 올 것이다. 강윤구가 염 감독의 믿음 속에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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