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강정호·밴헤켄, MVP도 넥센 집안싸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7.30 13: 01

홈런왕 경쟁이 넥센 박병호와 강정호의 집안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시즌 MVP 경쟁도 넥센 선수들의 싸움이 되고 있다. 박병호-강정호에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까지 3파전 모양새가 돼 뜨거운 집안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넥센은 30일 현재 51승34패1무 승률 6할을 마크하며 1위 삼성에 5경기 뒤진 2위에 랭크돼 있다. 비록 삼성에 팀 성적은 밀리지만 MVP 후보는 오히려 더 많다. 3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는 박병호, 유격수 최다 홈런·타점이 유력한 강정호, 20승을 향해 나가는 밴헤켄까지 개인 기록에서는 이보다 더 풍년일 수 있다.
박병호는 2012~2013년 2년 연속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에 오르며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해도 유력한 MVP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86경기 타율 2할9푼3리 82안타 32홈런 68타점. 산술적으로 올해의 박병호는 약 48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 이후 11년만의 50홈런을 터뜨린다면 MVP는 따놓은 당상이다.

역대 사례를 보면 홈런왕은 곧 MVP와 다름없었다. 타자 MVP 20차례 중 1987년 삼성 장효조와 1994년 해태 이종범을 제외하면 모두 그해 홈런이었다. 3년 연속 홈런왕과 50홈런에 육박한다면 상징성까지 더해져 유력한 MVP 후보가 된다. 3년 연속 MVP 수상자는 역대로 봐도 2001~2003년 삼성 이승엽이 유일하다. 박병호가 역사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주요 타이틀 중 홈런에서만 유일하게 1위에 올라있다. 홈런왕의 상징성이 크다는 것을 감안해도 나머지 타이틀이 따라오지 않으면 MVP 등극은 쉽지 않다. 박병호를 견제하고 있는 대항마가 공교롭게도 같은 넥센 소속의 유격수 강정호라는 점이 흥미롭다. 역대를 통틀어도 강정호는 유격수로 최고의 성적을 내며 다관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강정호는 84경기 타율 3할4푼4리 104안타 29홈런 82타점으로 활약했다. 타점과 함께 장타율(.732)에서도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다. 홈런도 박병호에 3개차로 따라붙고 있다. 산술적으로 약 43홈런 122타점이 가능하다. 유격수라는 점도 플러스 요소. 유격수 역대 최다 기록인 1994년 해태 이종범의 30홈런, 2003년 KIA 홍세완의 100타점도 넘보고 있다. 유격수 MVP는 1994년 이종범이 마지막이다.
투수 쪽에서는 밴헤켄이 돋보인다. 타고투저 시즌에 독보적인 활약이다. 21경기 14승4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 중이다.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이닝(127⅔) 퀄리티 스타트(14회) 1위, 탈삼진(114개) 승률(.778) 2위로 곳곳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는 산술적으로 약 21승이 가능하다. 20승이라는 기록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MVP 후보로 손색없다. 외국인선수 MVP는 1998년 OB 타이론 우즈,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 두 차례 뿐이었다.
여기에 사상 첫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는 1번타자 서건창도 MVP 후보로 거론될 만하다. 86경기 타율 3할5푼9리 130안타 5홈런 46타점 34도루 86득점. 안타-득점 1위에 도루 2위, 타율 6위 등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워낙 대단한 동료들이 있어 MVP 후보로는 상대적인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만큼 올해 넥센은 역대급 MVP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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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강정호-밴헤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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