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 하면 태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저 위까지 가 보고 싶어요.”
자타공인 실력파 뮤지션 태완이 8년 만에 정규 앨범을 들고 나왔다. 지난 2006년 공식 데뷔한 태완은 1집 ‘어 러브 컨페션(A Love Confession)’을 발표한 후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싱글 앨범들은 물론 비, 엠블랙, 신화, 유키스, 김현중, 이효리, 휘성 등 여러 가수의 음반 작업에 참여하며 알앤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내공을 탄탄히 다졌다.
태완의 새 앨범 ‘애즈 아이 앰(As I am)’은 그의 8년 만의 정규 앨범인 것은 물론 친정 브랜뉴뮤직에 돌아온 후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 발표한 선공개곡 ‘히스토리(History)’에 이어 30일 공개된 타이틀곡 ‘굿모닝’은 각각 산이, 버벌진트 피처링으로 브랜뉴뮤직 식구들이 발벗고 나섰다.

“8년 만에 만든 앨범이라기 보다는 브랜뉴뮤직에서 컴백한 것이 새로워요. 라이머 형이 전부터 계약 제안을 하셨는데 ‘가족이랑은 안 된다’고 제가 말 했어요. 정말 가족 같은 형이에요. 브랜뉴뮤직에 오고 나니 “정말, 왜 지금 왔지?’라는 느낌이에요. 집에 온 것 같아요.”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와 태완의 인연은 한참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언더 활동을 하고 있던 태완에게 가요계 데뷔를 제안한 것이 바로 라이머였기 때문. 태완은 “가요에 관한 것들은 다 형이 가르쳐 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1999년도에 팀으로 데뷔한 적이 있었어요. 어렸을 때 멋 모르고 했는데, 당시에는 상황이 정말 열악하고 무서웠어요. 결국 회사가 없어지고 혼자 앨범을 만들었죠. 언더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라이머 형이 보시고 ‘괜찮은 것 같으니 해보자’고 했어요. 2003년 정도에 형을 만나서 진짜 어렵게 시작했어요. 브랜뉴뮤직의 완전 초기부터 함께 했죠. 같이 지하 방에서 시작해서 머리 싸매고 했어요.”
친정에 돌아와 행복하다는 태완. 그의 선공개곡 ‘히스토리’에는 지난 시간 그가 살아왔던 과정들이 담겼다. 표현할 길이 노래 밖에 없어 자신의 모든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해왔다는 그는 “그런 나의 행동들이 결국 내 역사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다시 집에 돌아와서 쓴 새 역사라는 의미로 ‘히스토리’를 썼다”고 설명했다.
‘히스토리’가 태완의 이야기였다면 타이틀곡 ‘굿모닝’은 산뜻한 사랑노래. 지난 2012년 동명의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버벌진트가 피처링을 맡았다. 태완은 “버벌진트의 ‘굿모닝’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돼서 ‘굿모닝 파트2’라고 하려다가 너무 묻어가는 것 같아서 말았다”라며 농담 섞인 웃음을 지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들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 날이 굉장히 기분 좋은 날일 때 사랑한 사람을 보러 가는 느낌을 전부 하나에 담았어요. 언젠가 예전에 그랬던 느낌을 떠올리면서 쓴 곡이에요. 특히 비슷한 노래를 한 적 있는 버벌진트가 함께 해줘서 더 어울리는 곡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태완의 컴백이 정말 오랜만이라고는 하지만, 그는 꾸준히 프로듀싱 활동을 해왔다. 혹시 가수보다 프로듀서가 더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궁금했다.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런데 프로듀싱 하면서 제 노래를 하는 것이 정말 좋더라고요. 전에는 남의 입에서 내 노래가 나오게 하는 것에서 희열을 느꼈어요. 제 생각을 남이 연기하는 것이 또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어요. 그런데 제가 노래한 것을 직접 들어보니까 이 만큼 센 게 없더라고요. 일기장 녹음한 것을 제 입으로 듣는 느낌이에요. 제 감정을 쏟아내는 것에 재미가 붙었어요. ‘이게 나’라는 것을 느꼈죠. 어렸을 적 무아지경으로 노래하던 때가 기억났어요. ‘내가 왜 몰랐지?’ 했죠.”
과거 JYP의 박진영은 태완의 곡에 대해 ‘5년 후에 나와야 할 곡’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그만큼 앞서갔다고 볼 수도 있고, 태완 특유의 색깔이 매우 진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8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낸 태완. 그의 노래는 달라졌을까?
“사실 그래서 ‘굿모닝’ 같은 경우는 2년 전에 만들었어요. (웃음) ‘히스토리’는 최근에 쓴 곡이지만, 앨범 수록곡 중에는 3, 4년 전에 만든 곡들이 반 정도 돼요. ‘굿모닝’은 대중적으로 쓰려고 생각을 조금 하기도 했어요. 대중이 함께 겪을 수 있는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었거든요. 새 앨범을 듣고 라이머 형은 ‘느낌이 왔어!’라며 좋아하셨어요.”
자신의 노래로 돌아온 태완. 그는 정말 음악을 사랑하고 많은 이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뿐인 듯 했다.
“저는 그냥 변하지 않고 이 자리에 계속 있을 거에요. ‘사랑해주세요’ 같은 말은 하지 않아요. 저는 이 자리에 있으니, 여러분이 생각나실 때 ‘이런 노래는 태완이지’하고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알앤비 하면 태완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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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