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예능 시간확대 논란, KBS “자율 편성” vs MBC·SBS “욕심 문제” [종합]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30 18: 43

지상파 3사 일요일 예능프로그램 시간 확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MBC와 SBS가 '편성은 방송사의 고유 권한'이라며 방송 시작 시간 합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KBS를 정면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MBC 원만식 예능본부장은 30일 OSEN에 “MBC와 SBS는 제작과 편성본부 모두 더 이상의 방송 시간 확대는 무의미하다는 기본 원칙에 동의를 한 상태다”라면서 “KBS가 이 같은 기본 원칙에 동의하지 않고 변칙 편성을 하고 있는 욕심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원 본부장은 “일요일 예능프로그램들이 모두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데, 이런 야외 프로그램들은 방송 시간을 10분 늘리는 게 정말 힘들다”면서 “방송 시간이 늘어나면 3사 모두 밀도 있는 재미를 만드는 게 힘들고 결국에는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가기 마련이다. 왜 KBS가 방송 시간 합의에 적극적이지 않은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KBS가 합의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결국 지금처럼 앞으로도 지상파 3사가 서로 먼저 방송을 하려고 경쟁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MBC는 현재 방송 시간인 오후 4시 10분보다 더 빨리 방송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보다 더 앞당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BS 편성 관련 고위 관계자는 “문제는 MBC와 SBS가 편성 시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KBS가 이를 합의하려 하지 않고 비상식적인 일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지상파 예능에서 주말 시간대가 중요한데, KBS의 욕심 때문에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게 된 것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다”라고 아쉬워했다.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PD들은 과중한 업무를 감당해야 하고, 시청자들은 늘어난 방송 시간에 항의가 폭주하고 있다”면서 “합의하려고 해도 KBS의 반대 이유는 꼼수다. 지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 SBS와 MBC가 4시에 방송을 시작하면 KBS는 3시 50분에 시작하려고 할 것”이라고 KBS를 비판했다.
MBC와 SBS가 방송 시간 확대 경쟁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3사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가운데 KBS는 두 방송사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S는 편성은 고유 권한이라면서 3사 합의에 동참할 여지가 없음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박태호 예능국장은 “'해피선데이'와 동시간대 방송되는 타사 프로그램들이 10분을 당기든 20분을 당기든 개의치 않는다. 우리는 편성을 준수하며 우리만의 재미를 담는데 충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편집을 하는 과정에서 재미가 있으면 더할 수 있고, 아니라면 덜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사랑이 중요하다. 지금 형태를 유지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개인적으로 편성은 방송사 자율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SBS는 이날 ‘일요일이 좋다’의 편성 변경을 공식화해서 시간대 확대 경쟁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SBS는 다음 달 3일 방송부터 ‘일요일이 좋다’를 기존 오후 4시 15분에서 10분 앞당긴 4시 5분에 방송할 예정이다. 이미 MBC는 지난 27일 오후 4시 방송을 공지해 논란이 일자 다음 달 3일에는 다시 오후 4시 10분에 방송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방송 시간 확대 경쟁은 KBS가 지난 해 말부터 ‘해피선데이’ 방송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면서 시작됐다. MBC와 SBS 역시 KBS 방송 시간에 맞춰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며 시청자 선점 싸움을 벌였다. 조금이라도 먼저 방송을 시작해 시청률을 높이겠다는 지상파 3사의 편성 전쟁이 발발한 것. 특히 시청률 경쟁이 극심해진 지난 4월 이후 일요일 예능프로그램들이 오후 4시 10분까지 앞당겨지면서 확대 편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편성 경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현재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은 방송 시간이 3시간 30분을 넘기면서 지루하고 압축적인 재미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웬만한 영화 한편보다 긴 예능프로그램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극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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