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평준화' 4위 경쟁, 덜 부진하면 올라간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31 08: 50

선두 삼성과 그 뒤를 잇는 넥센, NC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 3위 NC와 5위 두산의 차이는 9.5경기다. NC가 5위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극히 적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4위뿐이다. NC에 8경기 뒤진 4위 롯데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 두산과는 1.5경기차고, 두산과 6위 LG, 7위 KIA 사이는 각각 1경기씩 차이가 난다. 4위부터 7위 사이에서는 단 하루에도 순위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재 판도가 이러한 혼전 양상이 된 것은 롯데가 최근 부진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이전 시리즈에서 LG에 위닝 시리즈를 내줬고, 삼성과의 3연전에서는 스윕을 당했다. 최근 9경기 2승 7패의 부진이다. 그러면서 두산, LG, KIA와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두산은 최근 경기를 거의 치르지 않았지만, 롯데가 패하면서 4위에 대한 희망이 커졌다. LG는 4강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7월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KIA도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7위임에도 4위와 3.5경기차에 불과하다.
문제는 네 팀이 모두 최선의 모습을 보이면서 4강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네 팀 중 LG를 제외한 나머지 셋은 기세가 썩 좋지 못하다. 두산은 경기가 거의 없었고, KIA도 최근 11경기에서 3승 8패로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앞선 롯데의 경우 손아섭, 루이스 히메네스, 문규현 등 주전 중 1군 엔트리에 없는 선수가 많다.
롯데와 두산은 지난 29일부터 사직에서 3번의 맞대결 일정을 시작했다. 롯데는 5할 승률에서 -2승, 두산은 -5승인 상태에서 시리즈에 들어갔는데, 1승 1패를 주고받아 양 팀은 여전히 5할 승률에서 -2승, -5승을 기록하고 있다. 첫 경기에서 패한 롯데가 30일 반격에 성공해 두산은 6위로 떨어질 위기에도 처했으나 삼성이 극적인 채태인의 끝내기 안타로 LG를 꺾어 두산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팀들 중 더 뛰어난 팀이 올라가는 것이 정상인데, 올해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위한 싸움은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 됐다는 느낌을 아직까지는 지울 수 없다. 롯데는 지난 시즌 승률 5할3푼2리를 찍고도 5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4할8푼8리에 머물고 있음에도 4위에 올라 있다. 넷 중 아주 확실한 원투펀치를 갖춘 팀도 없고, 상대 방망이를 묶을 수 있는 철벽 불펜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LG가 7월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뒤집어 말하면 네 팀 모두에게 기회이기도 하다. 한 팀이 특별히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가장 빠르게 전력을 정비하는 팀이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눈에 띄게 치고 나가는 팀, 잘 하는 팀이 없다면 못하지만 않으면 된다. 지금과 같은 구도가 계속된다면 올해 4위 경쟁은 누가 더 잘 하느냐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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