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맨’ 허일영(29, 상무)은 아직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31일 오후 1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러진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국내 2차 평가전에서 70-71로 석패를 당했다. 한국은 종료 부저와 동시에 커크 페니에게 역전 3점슛을 허용하며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뉴질랜드에서 치른 3경기(1승 2패)를 포함해 뉴질랜드 평가전을 최종 2승 3패로 마감하게 됐다.
평가전이기에 승패보다는 내용이 중요했다. 경기 전 유재학 감독은 대표팀에 가장 늦게 합류한 슈터 허일영에 대해 “오늘 (슛 감각이) 나빠도 교체는 없다. 오픈 상태에서 던지면 들어갈 확률이 높은 선수다. 문태종과 조성민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뽑았다. 허일영은 비면 들어가는 선수”라면서 믿음을 줬다. 유 감독은 지금의 멤버 12명으로 농구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가겠다고 공언했다.

코뼈 부상을 당한 허일영은 현재 안면보호대를 쓰고 경기에 뛰는 상황이다. 호흡도 방해를 받고, 시야도 가리는 상황. 슈터에게는 큰 장애물이다. 유재학 감독은 허일영이 서서히 회복할 수 있도록 지켜볼 생각이다. 그가 당장 부진하더라도 대표팀 멤버를 다른 선수로 교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2쿼터 초반 투입된 허일영은 상대에게 돌파를 허용하는 등 아직 유재학표 전면강압수비가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3쿼터 허일영이 던진 외곽슛 두 방도 불발됐다. 다만 그는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는 등 195cm 장신의 이점은 살리는 모습이었다. 6분 17초를 뛴 허일영은 득점 없이 리바운드 3개를 기록하고 물러났다.
이제 스페인 농구월드컵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다양한 실험을 위한 잦은 선수변화보다 12명을 확정짓고 조직력을 다질 시기다. 허일영이 코뼈부상에서 완쾌된다면 한국은 문태종, 조성민에게 집중된 공격루트를 다변화할 수 있다. 또 두 선수의 체력을 아끼면서 다양한 전술이 나올 수 있다. 유 감독은 때에 따라 문태종을 4번으로 쓰는 스몰라인업도 구사할 생각이다. 빅맨이 부족하고 문태종이 의외로 버티는 힘이 좋기 때문이다.
허일영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 이제는 유재학 감독의 선수구성을 믿고, 얼마나 공수의 완성도를 높이느냐에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jasonseo34@osen.co.kr
잠실학생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