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후배들 활약에 “골든글러브가 뭐예요?”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08.01 06: 00

“골든글러브가 뭐예요?”
정근우는 7월 3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 전에 앞서 골든글러브 수상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골든글러브가 뭐예요?”라고 반문했다.
정근우는 2006, 2009 시즌 그리고 지난해까지 3번의 골든글러브를 타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2루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 시즌 유난히 성적이 뛰어난 2루수들이 많아 2년 연속 수상은 힘들어 보인다. 그야말로 2루수 전성시대다. 모든 선수들이 자신이 최고의 2루수임을 증명하는 듯한 모양새다. 정근우의 말에서 2루수들의 뛰어난 활약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정근우는 “5월에 이미 마음을 비웠다. 그게 뭔지도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올해 2루수들이 정말 모두 잘 한다. 나도 솔직히 나쁜 성적은 아닌데, 후배들이 너무 잘 하니까 못하고 있는 성적으로 보인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정근우는 타율 2할8푼9리, 출루율 3할8푼7리에 5홈런 21도루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절대 저조한 성적이 아니다. 또 지난 30일 경기서는 프로야구 사상 첫 9년 연속 2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꾸준함의 대명사다. 누구나 쉽게 달성할 수 없는 기록임과 동시에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라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후배들의 워낙 뛰어난 성적에 가려져있을 뿐이다.
각 팀의 주전 2루수의 성적을 타율로만 봤을 때 정근우는 7위에 위치하고 있다. 서건창이 3할5푼8리 5홈런 33도루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 대표팀 2루수로 선발된 오재원은 3할3푼5리 4홈런 24도루로 활약하고 있고, 신인왕을 노리는 박민우 역시 3할3푼의 타율에 37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또 아쉽게 대표팀에선 탈락했지만,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안치홍도 3할2푼9리 15홈런 13도루의 맹활약이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3할2푼3리 21홈런 13도루)까지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미 마음을 비웠다’는 정근우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2루수 전성시대인 만큼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당시 가장 치열한 포지션 역시 2루수였다. 누가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다. 분명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제 시즌이 후반기로 달릴수록 이 선수들 중 어떤 선수가 골든글러브의 영예를 차지할까도 큰 관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골든글러브를 3번이나 차지했던 정근우가 인정하는 2루수들의 활약, 그리고 골든글러브를 향한 경쟁이 어떤 향방으로 흘러갈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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