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3건’ 빌리 빈의 WS 우승 도박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1 05: 55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승부수를 던졌다.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두 차례의 트레이드를 단행해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원대한 꿈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빌리 빈 단장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메이저리그가 숨을 죽이고 있다.
오클랜드는 현지시간으로 7월 31일 두 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먼저 보스턴의 선발 투수 존 레스터(30)와 외야수 조니 곰스(34)를 데려왔다. 대신 소속 외야수 요에네스 세스페데스(29)를 보스턴에 내줬다. 오클랜드가 선발에 관심을 보인 것도 사실 놀라운 일인데 양쪽의 카드도 생각보다 묵직했다. 부가적으로 보스턴은 100만 달러가 조금 안 되는 것으로 알려진 현금 보조를, 오클랜드는 2015년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놨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오클랜드는 또 하나의 ‘작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왼손 투수인 토미 밀론을 내주고 미네소타의 외야수 샘 펄드를 데려왔다. 결과적으로 세스페데스의 이적과 부상 등 팀 외야 변수에 대비해 외야 자원 두 명을 데려왔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월 초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제프 사마자와 제이슨 하멜을 모두 데려왔던 기억까지 포함하면 7월에만 세 차례의 의미있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셈이 됐다.

승패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빌리 빈 단장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다. 오클랜드는 지역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꺾은 1989년이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기억이다. 그 후로는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팀이지만 정상은 밟지 못했다. 이른바 ‘머니볼’의 창시자인 빈 단장 역시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팀은 만들 수 있지만 우승할 수 있는 팀은 못 만드는 단장”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머니볼 시즌2’를 만들고 있는 빈 단장은 7월 들어 과감한 트레이드로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사마자와 하멜의 영입 당시에는 빈 단장이 애지중지한 팀 내 최고 유망주 몇몇을 내줬다. 그리고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레스터를 품에 안았다. 세스페데스 역시 2015년 이후 FA 자격을 얻지만 4개월 뒤 팀을 떠날지도 모르는 레스터의 대가로 내놓을지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결국 우승이다. 오클랜드는 사마자와 레스터의 영입으로 특급 선발진을 이루게 됐다. 소니 그레이, 스캇 카즈미어와 함께 포스트시즌에 활용할 네 명의 선발 투수를 확보했다. 제시 차베스, 하멜은 릴리프 몫을 할 수 있어 중간에도 활용 가능한 옵션이 많아졌다. 곰스는 왼손 투수에 강한 면이 있어 철저한 플래툰 플레이어로 활용될 것으로 보이고 펄드는 출루율을 사랑하는 빈 단장의 성향에 어울리는 선수다.
오클랜드는 31일까지 66승41패(.617)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LA 에인절스(63승43패)의 추격 사정권에 있기는 하지만 와일드카드까지 고려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이변이 없는 이상 확실하다는 평가다. 결국 올해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한 적기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오클랜드와 빈 단장의 ‘올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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