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 영입’ 오클랜드, 선발 야구로 우승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1 05: 55

1989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야심이 드러났다. 보스턴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그들이 구축할 수 있는 최고의 선빌진을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가 아닌, 당장 올해 월드시리즈를 바라본 포석이다.
오클랜드는 현지시간으로 7월 31일 두 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우선 요에네스 세스페데스를 내주고 보스턴의 선발 투수 존 레스터와 외야수 조니 곰스를 데려왔다. 그리고 왼손 투수인 토미 밀론을 미네소타로 보내고 대신 외야수 샘 펄드를 영입해 외야를 보강했다. 이 중 보스턴과의 트레이드는 메이저리그(MLB)의 시선을 붙잡는 대형 트레이드였다.
7월 초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몇몇 유망주를 보내고 제프 사마자와 제이슨 하멜을 영입한 오클랜드가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또 한 번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오클랜드가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한 전력 구축을 위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평가했다.

31일까지 66승41패(.617)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클랜드는 올 시즌이 우승의 적기다. 때문에 컵스, 그리고 보스턴과 단행한 트레이드는 빌리 빈 단장의 예전 성향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일리는 있다. 세스페데스의 장타력과 어깨가 아쉽기는 하지만 레스터를 얻어 우승의 최대 전제조건인 ‘선발진’을 완성시켰다.
지난 2006년 보스턴에서 데뷔해 세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된 레스터는 2010년 19승을 비롯, MLB 통산 110승(63)을 거두고 있는 정상급 투수다. 주목할 만한 점은 또 있다. 포스트시즌에 강했다는 것이다. 통산 포스트시즌 13경기(선발 11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2.11의 성적을 냈고 월드시리즈 3경기에서는 21이닝 동안 3승 평균자책점 0.43의 환상적인 성적을 거뒀다.
ESPN의 통계에 의하면 월드시리즈에서 20이닝을 던진 선수 중 레스터보다 더 뛰어난 평균자책점을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 레스터에 대한 오클랜드의 기대가 ‘큰 경기’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자료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레스터의 상황을 고려하면 그가 오클랜드에서 장기적으로 활약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를 고려하면 오클랜드는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해 세스페데스를 내줬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또한 오클랜드는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부상이나 특별한 변수가 없는 이상 오클랜드는 존 레스터(10승7패, 평균자책점 2.52), 소니 그레이(12-3, 2.65), 제프 사마자(4-8, 2.92), 스캇 카즈미어(12-3, 2.37)의 포스트시즌 선발진을 운영할 수 있다. 오클랜드 이적 후 부진한 제이슨 하멜(8-9, 3.87)이 걸리지만 시즌 중 5선발 임무를 하게 될 제시 차베스(8-7, 3.44)의 페이스가 나쁘지 않아 보험도 갖추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결국 투수놀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총력전이 이뤄지는 가운데 경기를 만들어줘야 할 선발 투수들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클랜드가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지 4시간 후 디트로이트가 탬파베이로부터 데이빗 프라이스를 영입해 '맞불'을 놓은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오클랜드가 디트로이트의 선발진을 넘어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지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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