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은 물론 시청자도 민망케 만든 방송이었다.
언더에서 이름을 날리며 활약하거나, 재야의 고수들이 서로 치열하게 맞붙어 보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던 그 Mnet '쇼미더머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난 31일 방송은 부끄러움과 논란의 연속이었다.
'쇼미더머니3' 논란의 대명사 육지담은 이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날 육지담은 (적어도 편집된 방송 화면에서는) 단독공연 미션 최악의 무대로 대다수 프로듀서들에게 꼴찌로 지명됐다. 단체곡 미션에서 스내키 챈마저 떨구고 올려놓은 타블로도 무색하게 만든 무대였다.

현장관객 195명의 투표는 그런 육지담을 9위로 올려놨다. 별다른 실수 없이 자신의 무대를 소화했던 차메인(차정욱)과 동률인 성적표는, 육지담과 함께 프로그램에 대한 공정성마저 도마 위에 올리게 됐다.
1차 오디션의 도끼 카피랩, 3차 1대1 오디션의 가사 실수, 그리고 또 다시 이번 단독공연 미션에서의 수준 이하의 결과물은 그를 바라보는 '실력 미달' '특혜 의혹'을 키웠다. 앞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일진설에 대해 제작진, 당사자, 당사자의 아버지까지 나서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을 냈음에도 여전히 싸늘한 일부 시선들은 여기에 가세했다.
비아이 역시도 이날 '쇼미더머니3' 정체성의 근간을 송두리째 뒤흔든 존재였다. 올티의 저격랩에 맞서 무대에 오른 비아이는 3차 오디션에서 범했던 가사 실수를 또 다시 반복, YG 프로듀서 타블로-마스타우의 고개를 떨구게 만들었다. 타 프로듀서들은 그의 실력과 태도를 꼬집으며 좋지 않은 결과를 예견했다.
결과는 예상외였다. 비아이가 투표 결과 팀내 1위, 전체 2위를 차지한 것. 이는 70여표로 1등을 거머쥔 바스코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무대를 선보였던 아이언, 씨잼, 기리보이, 아이언, 그리고 같은 소속사의 연습생 바비마저 큰 점수차로 압도한 황당한 결과였다.
YG의 프로듀서인 마스타우도 이같은 결과를 발표하며 "인기 투표죠? 이거는 말도 안되는 거야"라고 냉소했다. 결과에 당황한 건 비아이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자꾸만 프로듀서의 입을 통해 재능과 성장가능성을 강요하는 '쇼미더머니3'가 '대한민국 유일의 래퍼 서바이벌' '역대 최강의 라인업'이라는 문구를 쓰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쇼미더머니3'가 최고의 래퍼를 선별하는 서바이벌인지 '슈퍼스타K'처럼 '스타'(성이 짙은) 참가자를 뽑는 건지 정세성을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gato@osen.co.kr
Mnet '쇼미더머니3'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