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담, ‘쇼미더머니3’의 꽃? 골칫덩이?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08.01 14: 28

가녀린 여고생 래퍼가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남다른 스타성을 보여주고 있다. 엠넷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3’의 육지담이 그 주인공이다. 첫 등장부터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랩 실력과 외모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그는 매주 다양한 레퍼토리의 논란 속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육지담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쇼미더머니3’에서 단독 미션 최악의 무대로 꼽히며 심사위원들로부터 혹평을 들었다. 그러나 총 12명의 래퍼들 중에서 그가 차지한 위치는 9위. 비록 지루하고 별로였다는 반응을 받았을지언정 안정된 무대를 보여줬던 기리보이-토이를 앞선 점수였다.
이날 육지담은 단독 미션 초반 “사실 현역 래퍼도 많고 랩을 한 분도 많고 제가 어리고 경력도 1년이 안 되니까 조금 무시하는 게 있다. 그걸 이겨내겠다. 여기서 증명 하겠다”며 호기롭게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는 준비한 랩을 잊어버렸고 끝내 박자를 놓쳐 준비한 것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이후 프리 랩을 시도하긴 했으나 지켜보는 이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심사위원과 나머지 참가자들의 생각은 비슷했다. 육지담이 꼴찌를 할 것이라는 것. 그러나 결과에 반전이 있었다. 육지담은 전체 12명의 래퍼들 중 차메인과 공동으로 9위를 차지했다. 래퍼들과 심사위원들은 전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더구나 같은 팀 비아이(B.I) 역시 랩을 잊어버리는 실수를 했음에도 바스코에 이어 2위를 차지해 관객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 터였다.
비아이-육지담이 받은 의외로 높은 성적으로 팀 성적 2위를 차지하게 된 타블로-마스터우는 “(팀 성적이)4등이었으면 그래 다음에 잘하자 하고 하겠는데 2등을 하니까 더 창피하다”며 “우리도 이해를 못한다. 우리는 제일 밑에 있었어야 한다. 갈피를 못 잡겠다”고 얼굴을 붉혔다.
방송 후에도 육지담-비아이는 논란의 도마 위에 올라있다. 두 사람이 다수의 네티즌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는 보여준 무대에 비해 후한 보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육지담의 경우 앞서 진행된 단체 미션에서 타블로-마스타우로부터 혹평을 받았음에도 실력파 래퍼 스내키 챈을 내보내고 남게 됐기에 결과에 대한 책임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육지담은 이번 ‘쇼미더머니3’가 낳은 최고의 스타이자 꽃이다. 그는 첫 방송에서 예쁘장한 외모와 여고생답지 않은 랩 실력으로 단숨에 화제의 인물이 됐고, 이후 첫 방송 당시의 랩이 심사위원 도끼의 랩을 카피한 랩으로 알려지며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어 그는 그 다음 무대에서는 자작 랩으로 다시 한 번 실력을 입증하며 호평을 받았고 랩 스승인 허인창을 뛰어 넘는다는 평까지 받았으나 ‘일진설’에 휩싸이며 타격을 받았다.
이처럼 짧은 방송 기간동안 상당수의 지지층을 얻게 된 육지담의 존재감은 놀라운 정도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게 만드는 스타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건 사실이다. 아직까지 어린 학생인데다 주목을 받는 이유도 프로그램의 본질인 랩이 아닌 다른 외부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방송 때마다 하루아침에 스타와 골칫덩이를 오가는 육지담이 '쇼미더머니3'에서 보일 남은 활약은 어디까지일까? 과연 그는 자신을 둘러싼 잡음과 박혀버린 미운털을 털어내고 실력만으로 '힙합 밀당녀'가 될 수 있을까? 기대만큼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한다.
eujenej@osen.co.kr
'쇼미더머니3'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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